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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영국-구소련-미국 등 ‘강대국들의 무덤’ 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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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강대국들 모두 아프가니스탄서 철수

뉴스1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 전사들이 2021년 8월 13일(현지시간) 헤라트에 진입한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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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했다. 앞서 영국과 구소련도 아프간에서 철수한 적이 있어 아프간은 ‘강대국들의 무덤’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아프간에 발을 들였던 미국이 20년 만에 결국 철수를 결정하자 ‘강대국들의 무덤’ 아프간의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19세기 대영제국, 20세기 러시아에 이어 21세기 미국마저 아프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철군했기 때문이다.

◇ 영국 러시아 남하 막기 위해 아프간 점령 : 아프간은 중앙아시아·남아시아·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따라서 강대국들이 항상 탐을 내던 지역이다.

19세기에는 영국과 러시아가 아프간 주도권을 놓고 이른바 '그레이트 게임'을 벌였다. 러시아가 부동항을 얻기 위해 남하하자 영국은 이를 견제할 목적으로 아프간을 침공했다.

영국은 제1차(1838~42), 제2차(1878~80), 제3차(1919)에 걸쳐 아프간과 전쟁을 치러 일시적으로 아프간을 점령했다. 하지만 아프간 반군의 끈질긴 저항에 부딪쳐 결국 1919년 아프간 독립을 허용했다.

◇ 소련도 아프간에 패해…연방 붕괴 결정적 계기 : 소련은 냉전시기인 1979년 12월, 당시 친소련파 정권에 저항하는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세력 '무자헤딘'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아프간을 침공했다.

소련은 사회주의 정부를 세우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아프간 국민 다수의 맹렬한 저항에 부딪쳤다. 결국 10년간 전쟁 비용으로 840억 달러(약 97조원)를 쏟아 붓고 병력 5만 명을 잃은 채 1989년 철수했다.

소련이 아프간을 점령한지 10년 만이다. 소련은 전비를 너무 많이 지출한 나머지 재정상태가 크게 악화됐고, 결국 소련 붕괴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 초강대국 미국도 결국 20년 만에 철수 :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아프간을 점령했던 미국도 20년 만에 발을 뺐다. 탈레반의 끈질긴 저항에 21세기 유일 초강대국 미국도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결국 아프간은 당대의 가장 강력한 국가들을 모두 물리쳐 왔다.

초강대국들도 아프간을 정복하는데 실패한 이유는 가혹한 기후, 거친 산악지대, 이슬람 전사들의 끈질긴 저항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험준한 산악 지형에 숨어 끝없이 게릴라전을 펼치는 반군에 서구 열강들도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저항이 강대국의 발목을 번번히 잡았다.

무자헤딘을 이은 탈레반은 1994년 아프간 남부에서 이슬람 이상국가 건설을 목표로 내걸고 처음 등장했다. 탈레반은 파키스탄의 군사적 지원 속에 세력을 급속히 확대해 1996년 당시 라바니 정부를 무너뜨리고 집권하는 데 성공했다.

그랬던 탈레반 정권은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무너졌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에 9·11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을 내놓으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10월 7일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탈레반 정권은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붕괴됐다. 그러나 전열을 정비한 탈레반은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20년을 버텼고, 결국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을 함락하면서 아프간의 지배자로 돌아왔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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