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로야 라흐마니 전 주미 아프간 대사. (사진 = CNN홈페이지 캡처) 2021.08.16.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해 장악된 가운데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발언이 나왔다.
로야 라흐마니 전 주미 아프간 대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물론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으로선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이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아프간 민주주의의 엄청난 실패를 의미한다. 그리고 외교의 실패, 국제사회의 원조 실패를 뜻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라흐마니 전 대사는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주미 아프간 대사를 지냈다. 그는 과거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하기 1년 전인 1978년 카불에서 태어났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으로 도주, 난민으로 자랐다. 이후 캐나다와 미국에서 대학 및 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아프간 대사로 부임했다. 아프간의 첫 여성 대사였다.
라흐마니 전 대사는 최근 탈레반의 진격에 대해 "국제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아프간에서 정치 분열이 일어나고 있고, 아프간 정부군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다"며 "많은 곳에서 아프간 정부군은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인해 앞으로 아프간 내 여성들의 인권 및 지위가 많이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라흐마니 전 대사는 "제가 그들에 대해 아는 것과 그들의 행동을 비추어 볼 때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는 희생되어야 할 선상에 있는 것 같다"며 "여성의 교육, 취업, 공공부문에 대한 여성의 접근이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이 여성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동등한 시민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탈레반 정권하에서 여성은 특정 역할에만 적합한 하층 계급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레반은 최근 며칠 새 아프간 주요 도시를 장악한 뒤 수도 카불까지 점령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며 수도를 버리고 외국으로 도피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불의 대통령 궁을 장악한 탈레반은 곧 이슬람 정부 구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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