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집권 사태와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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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은행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수십억 달러 자금을 동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간 정권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및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주도로 미 정부가 15일 이같은 자금 동결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미 국무부도 이런 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은행 보유액(4월 기준 94억 달러·약 11조 원) 중 수십억 달러가 미국 금융권에 있는데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아프간 정부군 지원 명목의 연간 30억 달러(3조5,000억원) 규모 지원금이 끊길 가능성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한다. 이 예산은 미 국방장관이 아프간군이 인권과 여성의 권리 보호에 헌신하는 민간 정부에 통솔되고 있다는 것을 의회에 입증해야 배정받을 수 있다. 재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마크 소벨은 자금제한 조처들이 "탈레반에 대한 지렛대로 이용될 수 있다"고 평했다.
이번 조처에 대한 우려도 있다. 미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의 마크 웨이스브로트 국장은 "탈레반에게 미 정부가 탈레반과 아프간 경제를 파괴하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악화로 인도적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걱정이다. 아프간 예산 중 미국 등의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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