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7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불|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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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한 고위급 인사가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자다가 아프가니스탄의 새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프간에는 민주주의 체제가 없을 것이며, 이슬람법에 따라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탈레반의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고위급 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하시미는 인터뷰에서 “탈레반 지도부회의가 아프간을 통치하고 최고 지도자인 아쿤자다가 전체 지도자로 남을 것 같다”며 “아마도 아쿤자다의 대리인이 대통령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에는 그 기반이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는 없을 것”이라며 “아프간에 어떤 형태의 정치시스템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명확하고, 이슬람 율법이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프간 국민 99.99%가 무슬림이며 우리는 이슬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이번 주 후반 아프간 통치 문제를 논의할 탈레반 지도부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시미는 그러면서 이슬람 율법 학자가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 등교 허용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니면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등은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부르카는 검은 천으로 얼굴까지 가리는 복장이고, 아바야는 얼굴을 빼고 목부터 발끝까지를 가리를 검은색 옷이다.
앞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며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만에 아프간 타크하르주의 주도 탈로칸에서 한 여성이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 총에 맞아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탈레반의 입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샤리아법=하시미가 밝힌 탈레반의 통치 기반이 되는 이슬람 율법은 샤리아법(sharia law)을 말한다.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계열인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 때도 샤리아 법을 앞세워 사회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당시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등 공개 처형도 허용됐다. 여성의 취업, 교육 등에 제한하고 외출시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했다.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샤리아는 ‘물을 향하는 분명하고 잘 다져진 길’을 뜻한다. 샤리아법 체계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 이슬람의 행동 규범인 순나, 이슬람의 교조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 등에서 비롯됐다. 샤리아 법은 범죄를 두 종류로 나눈다. 형벌 내용이 규정된 중범죄 하드와 재판관이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타지르다. 하드에 해당하는 범죄의 경우 손목 절단 등의 중형이 내려진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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