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환, 20년 만에 복귀…평화·여성권리·언론자유 약속
현실은 아프간 전역서 여성 공격 사건 일어나…회의적 반응
17일(현지시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첫 기자회견에 도착하기 앞서 아프간인이 탈레반기를 달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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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세상은 자신들이 변했다고 생각하기를 원하지만, 현재로서 탈레반은 바뀐 게 없다."
18일(현지시간) CNN은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신속하게 점령하면서 무장정파의 통치하에 생활하게 될 아프간인들이 공포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과거 5년(1996∼2001년) 집권기에 간통, 동성애, 이슬람교 거부 등 대한 처벌로 잔혹하게 채찍질하고 사지를 절단하는 등 공개 처형으로 공포를 조장했다. 여성은 자택에 감금돼 있었고, 남성 동행자가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다. 또한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나 미혼 여성, 13세 이상 소녀들을 탈레반 조직원과 강제로 결혼해야 했다.
그랬던 탈레반이 지난 16일 미군에 의해 카불에서 쫓겨난 지 약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에 복귀했다.
이제 세계의 이목은 아프간에 쏠리고 있다.
탈레반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평화를 추구한다는 입장이다.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우리는 어떤 갈등도, 전쟁도 반복하고 싶지 않으며 이를 위해 모든 갈등 요소를 없애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어떠한 보복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CNN은 탈레반이 20년 전 지역사회를 공포에 빠뜨린 시절과는 달리 진보적이고 포용적이며 절제된 집단으로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최근 언론을 통한 노출이 잦고, 포용적 태도를 보이겠다는 입장을 세상에 거듭 강조해왔다.
그러나 탈레반의 공동 설립자이자 정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지난 17일 아프간에 도착하면서 탈레반이 지난 20년 사이 변했을지도 모른다는 많은 아프간인들의 희망을 좌절시켰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한 CNN은 최근 몇 주간 아프간 전역에서 발생한 여성에 대한 공격은 앞으로 여성 수백만 명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예고편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이미 거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고, 남편과 아버지들은 자신의 가족을 보호할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를 구매하기 위해 웃돈까지 주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여성 두 명이 부르카를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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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이슬람의 도덕적 종교적 삶을 좌우하는 율법인 샤리아법에 대한 탈레반의 자의적이고 엄격한 해석이 지난 20년 동안 급변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샤리아법은 1400년 전에 제정됐으며 종교학자들에 의해서만 개정되거나 갱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를 주장한 탈레반의 언행 불일치는 이미 아프간 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달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군과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비평가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또한 탈레반은 최근 반 탈레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하는 데 이어 공항에서 카불을 떠나려는 내국인의 탈출도 방해하고 있다.
이밖에도 아프간 유명 코미디언 나자르 모함마드 카샤가 지난달 탈레반에 의해 피살되면서 공포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에 루퍼트 콜빌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탈레반은 평화를 약속했다. 그들은 여성도 앞으로 일할 수 있으며 여학생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를 뒤돌아봤을 때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그럼에도 그들은 인권 보장을 약속했기 때문에 약속이 이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탈레반이 말뿐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많은 사람의 두려움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 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공항으로 나온 시민의 가방을 수색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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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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