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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아프간 유명 여성 유튜버, 카불공항 테러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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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카불 시내 등 일상 소개하던 스무살 대학생

연합뉴스

카불공항 폭탄테러로 숨진 아프간의 인기 여성 유튜버 나즈마 사데키가 생전 마지막으로 올린 영상에서 구독자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있다. [아프간인사이더 채널 영상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아프가니스탄의 스무 살 여성 유튜버가 지난 26일 카불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테러 당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따르면 카불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나즈마 사데키(20)가 지난 26일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이 테러는 IS의 아프간 분파조직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인파와 대피 작전을 벌이는 미군을 겨냥한 것으로, 미군 장병 13명을 포함해 170여명이 숨졌다.

숨진 사데키는 아프간에서는 유명한 여성 유튜버였다.

그가 합류한 아프간의 유튜브 채널 '아프간 인사이더'는 지난 20년간 탈레반이 없는 세상에서 자유롭게 성장한 아프간 젊은이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채널로, 영상 조회수 합계가 2천400만회 이상을 자랑하는 인기 방송이었다.

사데키는 보통 요리를 하거나 카불 시내를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친구들과 돌아다니는 영상을 감각적인 배경음악을 사용해 유튜브에 올려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하고 나서 나흘 뒤 올린 마지막 영상에서 그는 검은 옷을 머리까지 뒤집어쓴 채 어두운 표정으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 영상을 통해 구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고 운을 뗀 그는 "모든 것이 악몽이었으면, 어느 날 이 꿈에서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프간에서 최근 수년간 유튜브의 인기는 젊은 층 사이에서 크게 높아졌다.

CNN방송은 사데키의 죽음이 탈레반 정권이 미국에 의해 축출된 후 지난 20년간 자유를 누려온 아프간의 청년 유튜버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고 전했다.

사데키와 함께 아프간 인사이더 채널에서 같이 작업했던 한 청년 유튜버는 "최근 몇 년간 아프간에서는 재능있는 청년들이 유튜브에 모여들었다. 생계를 위해서뿐 아니라 아프간이 지난 20년간 이룩한 진보를 보여주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몇 주간 모든 것이 변했다. 우리는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다. 해코지를 당할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현장의 모습. 여기저기 사망자와 부상자가 쓰러져 있고 한 여성이 절규하고 있다. 카불 공항 외곽에서는 이날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와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사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3자 제공. 재판매·DB 금지]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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