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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국적 모르는 탑승객 밀려들어…미 아프간 철수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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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효율적' 주장했지만 실상은 혼란 그 자체

무질서한 환경, 위생 문제도 발생…19개월 아기 사망

뉴스1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버스에 오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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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효율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업이 실제로는 극도의 혼란 속에서 이뤄졌음을 나타내는 문서들이 공개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보건복지부·국토안보부·국방부 등이 국무부에 보낸 이메일 문건과 미 관리들, 난민 옹호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아프간 대피를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한 뒤, 아프간 4대 도시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출발한 전세기 한 대가 카타르 도하 미군기지에 착륙했다.

이 전세기는 전직 해병대의 로펌이 임차한 것으로 알려졌고, 탑승자 명단에 있는 사람들은 미군 조력자들을 위한 특별 비자 대상 자격이 있는지 분명치 않았다.

미 국무부 당국자들은 이날 이메일에서 "이런 식으로 착륙 허가를 받으려는 항공편이 여러 편"이라며 도하에 기본적으로 국적을 증명하는 서류가 없는 이들이 300명이 있다고 밝혔다.

난민 1만5000명은 미군기지 격납고와 임시로 마련된 텐트를 가득 메웠다. 그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보호자가 없는 어린아이들만 229명에 달했다. 십대 소년들은 이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혔다.

의료진이 필요한 임산부들도 여럿 있었다. 과거 아프간 군에 속했던 독신 남성들은 질서 없이 행동했다. 이런 혼잡함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탈수와 노로바이러스, 콜레라 발생 우려가 제기됐다. 그 와중에 19개월 된 아기가 이미 가지고 있던 질환으로 기지 안에서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관계자들은 이메일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병원에 함께 있다"며 "아이의 유해를 처리해 가족에게 돌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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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버스로 향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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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리들은 도하의 열악한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대피자 규모가 12만명 이상이라고 밝혔으나 백악관은 정확한 숫자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4만명이 워싱턴DC와 필라델피아 인근 공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다음 주까지 약 1만7000명이 더 도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미국 관리들은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연방 데이터베이스에 대피자들의 지문과 사진 등 신체 정보를 입력하고 있다.

그러나 '2021년 아프가니스탄 송환 임무'라는 비공개 문건에 따르면, 미국에 도착한 탑승자들이 비자나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데다 기본적인 인구통계 자료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9일 3842명을 태우고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한 항공편의 탑승자 명단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6명의 난민이 포함돼 있었다.

난민들이 미국에 들어온 이후에도 혼란상은 지속됐다.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검사 공간과 확진자 격리 공간을 마련하려 했지만 너무 많은 난민들이 들어오면서 그 과정이 무산됐다.

미 국무부는 아프간 어린이 100명 이상이 보호자 없이 입국해 일리노이주와 버지니아주의 감독시설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2일 기준 덜레스 공항에서 난민 절차 수속 사무소로 옮겨진 아프간인은 2만61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사무소에는 우는 아기의 소리와 피곤해 보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NYT는 전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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