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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캐스퍼, 올해 물량 다 팔렸다…"차박으로 딱, 아쉬운건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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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5일 광주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 내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에서 ‘광주형 일자리’ 첫 번째 완성차인 캐스퍼가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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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가 사전예약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캐스퍼 온라인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신청이 몰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전예약에 참여하면서 불을 붙였다.

현대차는 15일 “캐스퍼의 사전예약 첫날인 14일에만 1만8940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내연기관차 사전예약 최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1만7294대)이다.

현대차는 오는 29일 정식 계약 전까지 캐스퍼 사전예약을 받는다. 업계는 이때까지 사전예약이 3만대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생형 일자리’ 기업,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위탁 생산하는 캐스퍼는 올해 1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다. 캐스퍼의 사전예약이 기대치대로 접수될 경우 출시 전에 생산 목표의 2배 이상을 달성하게 된다.

현대차는 캐스퍼 돌풍에 고무된 표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제성에 디자인·안전성·공간성까지 갖춘 상품성 덕분에 첫날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국산 차 브랜드 최초로 진행한 직접(온라인) 판매 방식으로 구매 편의성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캐스퍼가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반값 연봉’과 상생형 일자리를 표방한 GGM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경형 SUV라는 새로운 차종에 대한 관심, 기존 현대차 디자인과 다른 ‘앙증맞은’ 외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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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제조사별 경차 판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10년 전 박스카 형태의 레이(기아)가 나왔을 때 경차 시장의 주류였던 모닝(기아 경형 승용차)의 자리를 잠식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모닝과 함께 경차 시장을 이끌었다”며 “경형 SUV를 표방한 캐스퍼의 등장이 경차 시장의 확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아쉽다. 50만~100만원만 더 낮게 책정됐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캐스퍼는 모델에 따라 1385만~1960만원이다.

국내 경차 시장은 모닝·레이·스파크(한국GM)가 경합을 벌이던 2011~2012년 절정을 이뤘다. 이후 ‘큰 차’와 SUV 선호 현상으로 내리막을 걷다 지난해엔 10만대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레이는 지난해 ‘차박’ 인기 등에 힘입어 다시 반등했다.

캐스퍼의 생명력은 GGM의 미래와 같이 갈 것으로 보인다. GGM은 올해 1만2000대 이어 내년 5만대, 향후 연간 7만대를 생산하고 수출까지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캐스퍼 이후 예정된 차종은 없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캐스퍼 위탁생산은 5년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후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초임 평균 연봉 3500만원으로 인건비 절감에 성공했지만, 캐스퍼의 가격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지금 노조가 없는 GGM은 노사 상생협의회가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향후 이 부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앞서 상생협의회는 누적 생산 35만대가 될 때까지 ‘적정임금 수준 유지’ 등에 합의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낮은 인건비에 따른 가격 경쟁력, 지역경제 활성화가 선순환 돼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임금인상 없이 간다고 하지만, 향후 35만대 이상 팔리고 회사가 수익이 났을 때 노사관계와 임금구조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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