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美의 中견제’ 반사이익 본 인도증시, 올해 22% 급등… “이미 너무 올라, 투자 신중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달리는 인도, 올라타도 될까

중국과 함께 아시아 신흥 경제 ‘양대(兩大) 산맥’으로 불리는 인도 증시가 올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증시를 대표하는 ‘BSE 센섹스(Sensex)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올랐다. 중국 우량주로 구성된 CSI300 지수가 같은 기간 6% 넘게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도는 한때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40만명대에 달해 ‘최악의 방역 실패국’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인도 주식시장이 비상(飛上)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와 상관없는 수출 호조, 이로 인한 환율 강세 전망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제지표 호조가 이끄는 증시 랠리

올해 인도 증시의 상승률은 다른 신흥국은 물론, 글로벌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7일 기준 센섹스 지수는 연초 이후 22% 상승한 상황이다. 이는 3분기 들어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미국 S&P500과 나스닥 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각각 00%, 00%)을 뛰어넘는다. 인도 증시가 올해 얼마나 강력한 ‘상승 랠리’를 보이는지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50만명대까지 폭등한 지난 4~5월 상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이 기간에도 선섹스 지수는 4만8000~4만9000대를 횡보할 뿐,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인도 증시의 상승 배경에는 수출 급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수출 증가율이 55.4%에 달하며 수출액 기준 사상 최고치(35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을 정도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대미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해석했다. 수출 호조로 지난 2분기 인도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1%로 1분기(1.6%)를 크게 웃돌았다.

덩달아 제조업 지표도 좋아졌다. 인도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6월을 제외하면 올해 내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산업생산 증가율은 3월 이후 10~20%대로 고공 행진 중이다. 수출이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고, 세수(稅收) 증대로 재정 여건까지 개선되고 있다. 이는 인도 루피화의 가치가 상승세(환율 하락)로 이어지면서, 인도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다.

◇“내수 부진 등 구조적 문제 경계해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주식형 펀드 25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이달 초 기준 17%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3.2%)의 5배가 넘는다. 인도 증시 상승분의 2배 수익률을 내는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지난 3일 기준 60.6%에 달한다.

인도 펀드와 ETF가 압도적인 수익률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가가 이미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센섹스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23배에 달한다. 중국 상하이지수(12배)와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11.3배), 대만 가권지수(14.3배) 등 주요 신흥국 증시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인도 정부의 재정 여력이 많지 않아서 정부가 투자나 지출을 늘리기 어렵다는 점, 임금 상승 지체로 인도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부진한 점 등도 향후 인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KB증권 이창민 연구원은 “현재 인도 증시는 기대 수익률 대비 감당해야 할 위험 요소가 많아서 신규나 추가 투자보다는 ‘차익 실현’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WeeklyBIZ MINT를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Newsletter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7676

[김지섭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