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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351조’ 中부동산재벌 헝다 파산설… 중국판 ‘리먼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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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은행에 “헝다, 대출이자 못내”… 주가 연일 급락-채권 거래도 중단

1997년 설립 부동산사업으로 성장… 최근 정부 대출 회수에 돈줄 막혀

파산땐 150만명 선분양자 직격탄, 31조 발행 달러채도 국제금융 위협

일부 “中, 충분히 감당 가능” 분석도

동아일보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파산설이 돌던 13일 헝다그룹 관련 회사 1층 로비에서 투자자들이 ‘헝다는 내가 피와 땀으로 번 돈을 돌려 달라’고 쓴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바이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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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약 351조 원에 이르는 부채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150만 명으로 추산되는 선분양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되고, 중국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중국에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주요 은행들과의 회의에서 헝다그룹이 20일까지로 예정된 대출 이자 지급을 못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16일 홍콩 증시에서 헝다그룹 주가는 전날보다 6.76% 하락한 2.62홍콩달러(약 394.86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고가(27.058홍콩달러)를 찍은 지난해 7월 7일 대비 90.3%나 하락한 수치다.

채권 하락도 동반됐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023년 5월 만기인 헝다그룹 회사채가 30% 넘게 폭락하자 13일 헝다그룹 채권 거래를 중단시켰다. 이어 16일 헝다그룹은 이날 하루 동안 역내 모든 채권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13일 홍콩 증권가에서 헝다그룹의 파산설이 확산하자 회사 측은 “회사가 전례 없는 어려움에 부딪혔다. 전력을 다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파산설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1997년 설립된 헝다그룹은 부동산 사업으로 급성장했다. 창업자 쉬자인(許家印·63) 회장은 2017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부동산에 이어 금융, 건강관리, 여행, 스포츠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급등한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 회수에 나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헝다그룹의 돈줄이 막히게 된 것이다. 헝다그룹 부채는 6월 말 기준 1조9700억 위안(약 351조 원)이다. 자기자본은 4110억 위안(약 74조 원)으로 부채비율이 474%에 이른다.

홍콩 언론 밍보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이런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훌리한 로키를 자문사로 정했다. 훌리한 로키는 구조조정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계 투자은행으로 앞서 미국 리먼브러더스, 제너럴모터스(GM)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맡기도 했다.

헝다그룹은 이미 150만 명에게 분양권을 선지급하고 이들로부터 계약금 등을 받아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이들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또 중국 전역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전체에 상당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4%, 토지 구매비용까지 고려하면 25%까지 올라간다.

헝다그룹이 발행한 달러채가 국제 금융시장에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6억 달러(약 31조2000억 원)에 달하는 헝다그룹 달러채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헝다그룹 위기가 ‘중국판 리먼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중국 매체들은 헝다그룹 상황을 전하면서도 리먼 사태와 같은 금융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경제 매체 신랑차이징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리먼 사태 당시 미국 부동산 시장의 금융 운용방식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또 중국 경제가 튼튼하고 경기회복 엔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푸링휘(付凌暉) 대변인은 15일 “헝다그룹 사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통제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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