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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계 예원 리, 독일 하원의원 총선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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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당 소속… 아헨시 지역 후보

조선일보

예원 리


오는 26일 독일 연방하원 총선에 친숙한 이름의 후보가 출마한다. 이예원. 독일식으론 예원 리(Ye One Rhie)다. 34세 한국계 독일인 여성인 리씨가 사민당 소속으로 고향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헨시 1선거구에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했다. 아헨시는 벨기에와 접경한 독일 서쪽 부근의 인구 23만 시골 마을이다.

부모는 1986년 한국을 떠나 이곳에 정착했다. 1년 뒤 1남 1녀 중 장녀로 그가 태어났다. 아버지는 지역 대학의 강사, 어머니는 대형 병원 간호사였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부모님은 집에선 한국어만 썼고, 남동생과 난 유치원 친구들이나 이웃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독일어를 배웠다”고 했다.

아버지가 일하던 지역 대학에 입학해 정치학과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중이던 2008년 서울에 있는 독일 문화 교류 기관인 괴테 인스티튜트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2010년 동대학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석사 첫해를 서울대에서 교환 학생으로 보냈다.

리씨는 “누가 봐도 이민자처럼 보이는 젊은 여성으로서 나는 운이 아주 좋았다. 좋은 시기에 좋은 장소에 있었고 나를 도와줄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순전히 운이 나빠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한다”며 “더 ‘공정하고 살 만한 사회’를 만들고자 정치를 시작했다”고 했다.

대학생 시절인 2005년 지역의 사민당에서 청년 당원으로 활동했다. 2013년 당시 사민당 울라 슈미트 하원의원 밑에서 1년여간 일한 게 정치 인생 전환점이 됐다. 이듬해 아헨시 시의원에 당선돼 지난해까지 6년을 활동하다가 올해 연방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독민주당의 후보 루돌프 헹케(67)를 비롯해 총 10명의 후보와 경쟁한다. 후보 대부분이 백인 남성이다. ‘연대와 공정한 공존’을 꿈꾸는 이 젊은 여성 후보의 대표 공약은 현재 9.6유로인 최저임금을 12유로까지 인상하는 것이다. 그는 독일 공영방송 WDR에서 “모든 사람이 최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똑같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보다 공정한 노동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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