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리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회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왼쪽부터).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사실상 일본 차기 총리를 뽑는 이번 선거에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4명이 입후보했다. 노다 대행은 16일 밤 추천인 20인을 모아 가장 늦게 출마를 확정했다.
오는 29일 투·개표가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 383표와 당원 투표 383표를 합산해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당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결선투표는 국회의원 383표에,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방표 47표로, 의원표의 비중이 크다.
━
보수-개혁 구도 선명, 노다 출마가 변수
출마한 네 명의 후보는 보수파 2인, 개혁파 2인으로 양분된다. 가장 보수적인 색채를 띠는 인물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지원을 받는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고, 기시다 전 정조회장은 온건보수 성향이다. '당 개혁'을 주장하는 고노 담당상과 여성·동성애자 등 소수자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노다 대행은 개혁파로 분류된다.
고노 다로 담당상 지지를 선언한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노 담당상이다. 지방 당원들에게 영향력이 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과 스타 정치인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환경상의 지지까지 획득한 고노 담당상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승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개혁 성향인 노다 대행의 출마로 판세에 변화도 감지된다. 닛케이는 17일 자민당 내 주요 7개 파벌 중 6개 파벌이 지지 후보를 단일화하지 않아 의원표의 행방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다 대행의 출마로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고 분석했다.
1차 투표에서 고노 담당상이 과반을 얻지 못해 2위 가능성이 높은 기시다 전 정조회장과 결선투표로 갈 경우, 현재는 다카이치 전 총무상을 지지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가 '기시다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 그러면 당내 보수파의 표가 기시다에게 몰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여성 후보
복수의 여성 후보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것도 처음이다. 앞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도쿄도지사가 2008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다가 3위로 낙선한 바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여성 후보가 당선된다면 1955년 자민당 창당 후 첫 여성 총재, 일본의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16일 밤 기자회견에서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두 여성 후보의 극단적으로 다른 정치 성향도 눈에 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에 적극 찬성하는 보수우파로, 부부가 다른 성(姓)을 쓸 수 있게 하는 '선택적 부부별성제' 등에는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노다 대행은 선택적 부부별성제의 대표 지지자이며,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권리 존중, 동성 결혼 찬성 등 소수자 문제에 있어 자민당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치인이다.
네 후보는 17일 오후 소견 발표 및 공동 기자회견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을 시작한다. 29일 당선되는 자민당 총재는 다음 달 4일 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서 스가 총리의 뒤를 잇는 새 총리로 선출될 예정이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