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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홍준표 “조국, 사내답게 구속됐어야” 진중권 “퉁치자고? 조선시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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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9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면접 프로그램인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에 참가한 홍준표(왼쪽) 의원이 면접관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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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7일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수사와 관련 “조국이 사내답지 못하게 빠져나가려고 한 탓에 벌어진 과잉 수사였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한 사람 감옥에 들어가는 것으로 퉁치자니, 지금이 조선시대냐”고 했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TV조선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와 페이스북 등에서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해 ‘과잉 수사’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대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하거나 불입건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때 관례였다”며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그 사건에서 조국이 ‘내가 책임지고 구속될테니 내 가족들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했다면, 그 사건은 조국 구속으로 마무리됐을 것”이라며 “조국이 사내답지 못하게 빠져나가려고 하는 바람에, 그를 압박하기 위해 부인(정경심 동양대 교수), 동생(조권), 사촌(조범동)을 줄지어 구속하고 딸(조민)까지 문제 삼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검찰권이 조국 가족에게만 선택적으로 행사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외려 조국 가족은 권력의 비호와 엄호를 받고, 검찰은 수사방해와 탄압을 받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를 언급하며 “우병우는 16개 혐의 중 2개만 유죄가 인정됐다. 이런 경우 적어도 결과적으로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성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민주당(과 홍준표 후보)는 정작 이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저쪽’ 편을 향해서는 수사를 무리하게 할수록 정의롭다는 얘기”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정경심 교수는 14개 혐의 중 11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형량도 무려 4년, 중형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는 당시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벌인 게 아님을 법원에서 확인했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서는 이게 무리한 수사였다고 우긴다. 조국은 ‘우리 편’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홍 의원을 향해 “가족 하나만 구속하면 된다구요? 비슷한 사건으로 기소됐던 쌍둥이 아버지 교감의 예를 들어보자”며 “아빠는 물론이고 미성년이었던 쌍둥이 딸까지 기소돼 모두 실형을 선고 받았다”고 했다. 이어 “반면 조민은 성인에 공범인 데다가, 방송에 나와 허위 인터뷰를 하는 등 사건의 은폐와 호도에 적극 가담했다. 그런데도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 차별대우의 근거는 뭘까? 결국 권력의 유무다. 유권무죄, 무권유죄”라고 했다.

이어 “게다가 조국 일가의 범죄는 더러 겹치지만 다 독립적 사건들”이라며 “동생은 채용비리, 5촌 조카는 횡령 배임, 정경심은 사문서 위조 등 11개 혐의, 조국 본인은 직권남용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런데 이걸 한 사람 들어가는 것으로 퉁치자? 지금이 조선시대냐?”며 “근대 사법의 주체는 가문이 아니라 개인이다. 홍준표 후보가 전근대적인 가부장적 사고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였던 2019년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을 향해 “사내 새끼가 아니다”라고 했었다. 그는 당시 “나는 내 각시를 그런 식으로 내몰지 않는다. 내가 왜 조국에게 화가 났겠는가”라고 했었다. 지난 6월 청년 정책 토크쇼에서도 “조국은 사내 새끼가 아니다. 잘못했으면 자기가 감옥에 가야지 각시가 들어가나”라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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