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노인에 양보하고 싶거든?”…임산부석 ‘페미니즘 OUT’ 스티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부착된 '페미니즘OUT' 스티커./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하철 임산부석에 임산부석을 반대한다는 취지인 ‘페미니즘 아웃(OUT)!’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니”란 글과 함께 지하철 임산부석에 ‘페미니즘 OUT’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스티커에는 ‘페미니즘 OUT’이란 글자 아래로 “임산부 있으면 비켜주면 될 거 아냐? 근데 나는 노인·장애인한테 양보하고 싶거든? 배려도 강요돼야 하나? 심지어 누구한테 배려해야 하는지까지 강요당해야 해? 이건 실질적으로 ‘여성전용석’을 만들어서 성별갈등 부채질하는 페미니즘 좌석임을 이제 모든 시민들이 알고 있어! 민주 페미당, 너네 정신 못차리지?”란 글이 적혀 있다.

해당 트윗은 트위터에서 2만여 건 공유됐고, 한때 ‘임산부석’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페미니즘 OUT’ 스티커 내용을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임산부가 서서 가도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사람조차 안 일어난다. 배려석에 앉으신 분은 누가 봐도 임신할 수 없는 분이었다. 출근길에 그런 거 한두번 보는 게 아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임산부석인거 보여드리고 양해를 구했더니 ‘양보가 의무는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날 인류애를 잃었다” “이런 게 여성 혐오다” “임산부석을 여성전용석으로 이해하고 성별갈등 운운하는 점에서 이미 신뢰를 잃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산부 배려석은 2013년 도입 이후 2015년부터 핑크색 좌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18년 임산부석 관련 민원건수는 총 2만7589건으로, 민원 대부분은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를 강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관리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석이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속적인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한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자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