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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유엔총회장 ‘백신 접종 증명’ 요구, 러시아 반대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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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톡톡] 국제 승인 못 받은 러시아제 ‘스푸트니크v’ 쓴 국가들 반발

조선일보

지난 14일 미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제75차 유엔총회 세션을 마무리하는 의식인 '침묵의 순간'이 열리고 있다. 유엔총회는 이날 76차 총회 개회에 돌입했으며, 내주 각국 100여개국 정상이 참석해 연설을 한다. /유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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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개막하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개최지인 미국 뉴욕시가 각국 정상과 대표단에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했다가 러시아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유엔총회 의장인 압둘라 샤히드 몰디브 외교장관은 지난 14일 뉴욕시의 요청으로 “각국 정상 등이 총회 참석 전 미 식품의약국(FDA) 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은 백신을 접종했다는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기관 중 한 곳에서라도 승인받은 백신은 미국 화이자·모더나·얀센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시노팜·시노백 백신 정도다. 뉴욕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뉴욕 모든 실내 시설에서 백신 증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유엔총회장도 예외가 아니다”란 입장이었다.

그러자 러시아가 반발했다. 러시아제 ‘스푸트니크v’ 코로나 백신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동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에 수억회분 풀렸지만, 제조법 검증 문제로 WHO 승인을 못 받았다.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유엔대사는 15일 “특정 백신을 배제하는 것은 특정 회원국을 유엔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로, 차별 금지를 선언한 유엔 헌장에 위배된다”며 관련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처럼 자체 백신을 개발한 쿠바와 이란, 카자흐스탄도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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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미 뉴욕은 한 식당에 나붙은 '백신 접종 증명서' 요구 안내문. 뉴욕시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식당과 극장 등 모든 실내 시설에 백신 접종 완료자만 출입하게 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시행 중이며, 유엔총회장도 '대형 컨벤션 센터'로 간주해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뉴욕은 이번 유엔총회가 코로나 수퍼 전파 행사가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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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는 또 백신을 맞지 않은 일부 대표단에 대해선 “1회만 맞아도 되는 얀센 백신을 유엔 본부 옆에서 무료로 놔주겠다”고 했는데, 이를 두고도 “건강과 종교 등 이유로 백신을 못 맞는 이들도 강제로 맞아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이 문제가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자 유엔 측은 이틀만에 결정을 번복, 16일(현지시각) 각국 대표단에 자율시행제(honor system)을 적용해 백신 접종 증명을 일괄 면제키로 했다. 원래 유엔 본부는 미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는 국제 영토로, 내부 운영 방침이 미 현지 방침에 우선한다. 선진국의 백신 독식 논란으로 바이든 정부가 비판받는 상황에서 ‘다른 회원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말자’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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