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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청년 아이디어 베꼈다”… 총리실 ‘청년의날 행사’, 표절 시비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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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오는 18일 ‘청년의 날’을 맞아 내놓은 행사가 표절 시비에 휩싸였다. 네티즌이 가상공간에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이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공유해 인증하는 방식의 이벤트를 벌였는데, 지난해 한 미디어 스타트업이 열었던 온라인 행사 콘셉트를 그대로 베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조선일보

위는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가 올해 개최한 '온라인 퀴퍼' 프로그램에서 이용자가 아바타를 만드는 과정. 아래는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청년의날 퍼레이드'에서 가상 캐릭터를 꾸미는 과정. /닷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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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페이스’ 조소담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의 <청년의 날> 퍼레이드 표절에 문제제기 한다’는 제하 글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청년의 날 행사를 진행한다면서, 이렇게 똑같이 서비스 경험 설계, 문구까지 모방했다”고 했다. 1990년생인 조 대표는 ‘2017 아시아의 30세 이하의 영향력 있는 여성 리더’로 선정된 바 있고, 4년 전인 2017년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최초 20대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문제가 된 이벤트는 ‘2021 온라인 청년 퍼레이드’다. 직접 만든 아바타로 가상공간의 ‘퍼레이드’에 참석한다는 콘셉트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진행된다. 행사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투썸플레이스 기프티콘을 지급한다고 설명돼 있다.

이벤트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는 먼저 ‘이름 또는 닉네임’을 정한다. 그 뒤엔 제시된 9가지 헤어스타일 중 하나를 고르고, 머리 색깔도 10가지 중 택할 수 있다. 상·하의 역시 스타일과 색상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 따릉이나 오토바이 등 ‘이동수단’을 고르는 단계를 거쳐 가상 캐릭터 손에 쥐어질 ‘깃발’ 문구까지 고르고 나면 아바타가 완성된다. 이것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페이스북 댓글 등을 통해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기프티콘 등 경품을 주겠다고 청년정책조정실은 설명한다.

이는 작년 6월 닷페이스에서 인스타그램 피드와 해시태그 등을 이용해 진행했던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 매우 흡사한 방식이다. 웹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을 상징하는 캐릭터에 옷을 입혀 꾸미고, 이를 ‘우리는없던길도만들지’ ‘온라인퀴퍼’ 등 해시태그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이벤트였다. 닷페이스가 공개한 두 행사 진행 사진을 보면, 이벤트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배경 등을 제외하고는 같은 방식으로 단계가 구성돼 있다. 조 대표는 “코로나 시대 비대면으로 사회적 행진을 만드는 건 닷페이스가 가장 먼저 시작한 기획이고, 캠페인 사이트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는 닷페이스 고유의 크리에이티브”라고 했다.

이 행사 주무부서인 청년정책조성실 청년정책소통과 관계자는 “해당 행사를 기획한 하청업체 측에서 표절 의혹과 관련해 이미 검토를 마쳤다고 전해 왔다”며 “이것저것 홍보하는 과정에서 (모든 콘텐츠를) 하나하나 다 승인해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저희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을 받고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외주제작사 측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하는 형식’ ‘깃발은 원래 집회의 상징이다’ ‘문구가 비교해보면 다르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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