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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조성진 박사의 엉뚱한 뇌 이야기] 술과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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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이야기를 합니다. 뇌는 1.4 키로그램의 작은 용적이지만 나를 지배하고 완벽한 듯하나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뇌를 전공한 의사의 시각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뇌를 이해해야 하고, 나와 다른 뇌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찾아뵙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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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코비드-19 시대에 회식이 줄어들고 ‘홈술’이나 ‘혼술’ 문화가 자리잡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류가 인기를 끌며 와인 수요가 증가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대만의 연구진이 와인의 탄닌 성분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증상 완화를 할 수 있다는 발표를 하면서 더욱 즐겁게 와인을 즐기는 것 같다. 탄닌산은 수용성 폴리페놀로 항염증 효과가 있고 2003년 SARS 유행 당시에도 탄닌산이 바이러스 감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보고된 바가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 섭취가 코비드-19으로부터 어떠한 보호도 하지 않고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고 발표하였다. 알코올 섭취로는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다.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알코올 농도는 60~90%의 고농도인데, 혈액내 이 정도의 알코올 농도가 있다면 사람이 살아있을 수가 없다. 또한 알코올은 입을 소독하거나 보호하지 않고 호흡에 있는 알코올도 공기 중의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으므로 음주는 감염 위험을 낮추지 않는다. 코비드-19으로 인해 중증 질환이 발병한 사람들은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이 있는데 알코올은 면역 체계를 약화 시키므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는 유행성 음주 문화라 할 수 있다. 힘든 하루 혹은 한주를 보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알코올에 의존하는 부적절한 대처라고 볼 수 있다. 음주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폭음이다. 폭음이란 일반적으로 2시간 이내에 알코올을 마신 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여성은 소주 4잔 남성은 5잔을 마시면 폭음에 해당된다고 본다. 알코올은 20%는 위에서 바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에서 흡수되어 빠르게 혈류로 들어가게 되는데, 사람의 뇌에 바로 영향을 미치기 된다. 뇌는 억제력을 상실하고 기분과 집중력이 변화되며, 우울한 기분이 들며 나쁜 판단을 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폭음을 하는 사람들은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이라는 영구적인 뇌손상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은 비타민 B1이 심각하게 결핍이 되어 발생한다. 베르니케 증후군은 방향 감각 상실, 영양실조에 의한 체중감소, 눈의 움직임의 이상, 균형장애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코르사코프 증후군은 일종의 치매로서 기억력과 판단력 저하 성격변화와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인지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을 치료하는 것은 2년 동안 완전한 금주와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40% 임산부가 알코올을 섭취한다고 한다. 여성들은 종종 임신 중 음주의 안전한 수준에 대해 질문한다. 한 잔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태아는 간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태반으로부터 몸에 들어온 알코올을 분해할 능력이 떨어지고 훨씬 오랫동안 알코올에 노출될 수 있다. 그 결과 태아가 알코올에 노출될 때 발생하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라는 발달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태아에게 뇌손상을 일으켜 지적장애, 과잉행동,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시력과 청력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음주 후 숙취 또한 괴로운 증상이다. 두통을 동반한 숙취를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알코올 독성이 몸에서 제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에 소변 양이 많아지고 탈수가 되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음주가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으므로 음주 후 순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두통을 해결하기 위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은 간기능을 악화 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며, 아스피린과 이부프로펜 등도 위산분비를 증가시키고 위벽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건전한 음주 문화를 위해서 성인이 남성의 경우 하루 2잔 이하, 여성의 경우 하루 1잔 이하를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알코올과 물을 번갈아 가며 마시면 탈수를 일으키는 알코올로부터 수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술을 천천히 마시고 음식과 함께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음식과 함께 마시는 것은 술을 천천히 마시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알코올이 소장으로 너무 빨리 전달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한 장소를 피하고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에 안전하게 집에 돌아가는 방법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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