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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샵샵 아프리카] "K-팝의 매력은 열정…일본·중국 음악과 달리 장르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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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K-팝 경연대회 수상자들 평가…한국대사 관저서 시상식 후 환담

연합뉴스

엄마와 함께 '가문의 영광' 남아공 K-팝 보컬 1등 수상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1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 있는 한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K-팝 온라인 경연대회 시상식에서 보컬 부문 1등을 차지한 샤논 버튼(왼쪽서 두번째)이 박철주(왼쪽) 대사로부터 상을 받고 있다. 버튼 오른쪽은 어머니, 가장 오른쪽은 송정임 대사 부인. 2021.9.18 sungjin@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K-팝의 가장 큰 매력은 열정(passion)이다…일본 J-팝이나 중국 음악과 달리 다양한 장르가 함께 녹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K-팝 온라인 경연 대회 수상자들의 말이다.

한류가 '땅끝' 남아공까지 퍼져 인기라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기자는 지난 3월 남아공 남단 케이프타운에서 한류 팬들과 만남을 가진 데 이어 17일(현지시간)에는 내륙 수도권 하우텡주 한류 마니아들과 함께 얘기를 나눴다.

한류 팬들과 만남을 거듭할수록 우리 문화의 장점을 객관적으로 다시 보면서 이해를 깊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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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사와 환담하는 K-팝 경연대회 수상자들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17일 한국 대사관저 응접실에서 박철주(오른쪽) 대사와 환담하는 수상자들. 2021.9.18 sungjin@yna.co.kr


이날 수도인 프리토리아의 한국 대사관저에서는 K-팝 온라인 경연대회의 시상식이 있었다. 대회 수상자들이 모여 박철주 대사 내외 등과 환담하고 한식 오찬을 하는 자리에 기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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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상 먹었어요' 보컬 1∼3등의 케이크 커팅식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17일 K-팝 보컬 부문 1,2,3등을 차지한 수상자들이 대사관저 요리사가 축하의 뜻으로 만든 남아공-한국 국기 장식 당근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로빈, 조이, 샤논. 2021.9.18 sungjin@yna.co.kr


이번 경연대회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상황 때문에 지난 6월∼7월 말까지 보컬 부문 12팀, 커버댄스 부문 18팀이 온라인으로 출품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한국과 남아공 심사위원의 평가를 거쳐 보컬에서 3팀, 커버댄스에서 4팀을 각각 수상자로 선발했다.

웬디의 '라이크 워터'를 불러 보컬 1등을 한 샤논 버튼(25)은 역시 같은 K-팝 팬이라는 어머니와 같이 대사 관저 모임에 참석했다.

버튼은 왜 한국 노래를 좋아하게 됐느냐는 박 대사의 질문에 한마디로 "K-팝에는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는 서구 음악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한국 문화 전반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했다.

보컬 2등을 한 로빈-베트 클로에테는 한국 음악에 대해 같은 동북아지만 일본, 중국 음악과 다른 뚜렷한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콜로에테는 이하이의 '브리드(Breathe)'로 수상했다.

그는 한국 음악은 록, 블루스, 힙합 등 각종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성과 역동성이 한 군데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일본 J-팝은 하나의 장르에 집중해서 진행하는 경향이 있고, 중국 노래는 영화 사운드트랙 같은 면이 있다면서 한·중·일 3국 음악의 특징을 변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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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 좀 봐'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17일 한국 대사관저에서 K-팝 경연대회 수상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한국의 이날치 밴드 최신곡을 함께 감상하고 있다. 2021.9.18 sungjin@yna.co.kr


그래서 K-팝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 팬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또 퍼포먼스가 강해 K-팝의 춤 자체만을 놓고 봐도 전에 한 번도 한류를 접하지 않은 댄서들조차 높게 평가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보컬 3등을 한 퍼시스 조이 루피야는 수년 전 친구가 보던 동영상으로 K-팝을 처음 접하고 매력을 느끼게 됐다면서, "1년 동안 그룹 샤이니에 우리 자매가 푹 빠져 영어 음악은 일절 듣지 않고 샤이니만 들은 적이 있을 정도였고 온 가족이 K-팝을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커버댄스 2등을 한 흑인 수전 응카타는 프리토리아 게지나에서 실제 댄스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몸매가 맵시 있어 보이는 그는 BTS 뱁새와 청하의 '스테이 투나잇'으로 수상자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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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뱁새 등으로 커버댄스 2등상을 받은 수전 응카타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댄스 강사인 응카타가 17일 2등상을 받고 박대사 부부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9.18sungjin@yna.co.kr


4등 수상팀인 조안과 로라는 유튜브를 통해 K-팝을 접했다고 한다. 로라는 집안이 토착 백인 아프리카너 계통이고 조안은 4대째 남아공에서 살고 있는 인도계 여성이다.

댄스 스튜디오에서 만나 친구 사이인 이들은 평소 춤 실력을 갈고닦아서인지 연습 2주 만에 BTS '퍼미션 투 댄스'를 주차장 등에서 공연해 출품한 끝에 수상해 자신들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BTS의 '아이돌' 곡은 남아공의 '콰이토(Kwaito)' 리듬을 차용해 남아공과도 인연이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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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조했지만 4등 수상해 즐거워요'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17일 'C&V' 댄스팀의 로라(왼쪽)와 조안이 대사관저 바깥 파라솔 아래에 앉아 즐겁게 얘기하고 있다. 2021.9.18 sungjin@yna.co.kr


이들은 대체로 예술계 대학생이거나 프로듀서 등 직장인으로 K-팝을 매개로 김치찌개, 삼겹살, 막걸리 등 한식과 한글에까지 관심 영역을 넓혔다.

수년째 프리토리아 한류 행사에 빠지지 않고 MC(사회자)로 활동해왔다는 소피 배어드는 프리토리아 대학 법대 강사이다.

이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도 코로나19 록다운 상황이라 이들이 직접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오는 11월 26일 케이프타운에서 한류 경연대회가 예정돼 있어 이곳에선 공개적으로 '퍼미션 투 댄스'가 허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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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봄날 한국 대사관저서 얘기하는 K-팝 경연대회 수상자들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전형적 남아공 프리토리아 봄 날씨를 보이는 17일 한국 대사관저 실외서 얘기를 나누는 수상자들. 2021.9.18 sungjin@yna.co.kr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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