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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솔린·디젤車엔 있는데 전기차엔 없는 3가지[E슬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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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올 들어 신차가 쏟아지면서 국내 전기차 판매량도 가파르게 증가해 누적 등록대수 20만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5년까지 113만대 보급을 목표를 내건 만큼 전기차 대중화는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EV 슬기롭게 타는 법(E슬타법)'을 통해 전기차 매뉴얼을 고민해봅니다.

[전기차를 알아야 전기차가 보인다①]

머니투데이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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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변속기·연료탱크'

흔히 자동차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가솔린(휘발유)이나 디젤(경유) 등을 동력원으로 쓰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에 없어선 안될 핵심 장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전기차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 장치들도 '모터'와 '감속기+인버터', '배터리'로 대체되고 있다.


전기차 움직이는 힘 '모터'

내연기관차는 엔진이 동력을 만들어 낸다. 실린더 내 공기와 연료가 압축·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피스톤의 상하 운동이 크랭크축을 회전시키고 이 회전력이 차량 바퀴축에 전달돼 바퀴의 회전으로 이어진다.

이름 그대로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차는 이런 엔진이 없다. 전기 모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무겁고 커다란 차체를 움직이기 위해 고출력 모터를 사용하는데 높은 출력을 내기 위해 높은 전압의 전기로 만들어지는 강력한 자기장과 영구 자석이 회전 운동을 만들어낸다.

내연기관 엔진은 RPM(분당 모터 회전수)이 어느 정도 상승해야 최대 토크(회전력)를 내지만 모터는 작동 즉시 가능하기 때문에 중저속 가속력이 좋다.

내연기관차엔 '알터네이터'라고 불리는 발전기가 엔진 옆에 달려 있어 엔진 동력으로 발전기를 돌려 차량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한다. 모터와 발전기는 구조가 동일해 전기차엔 별도의 발전기를 탑재할 필요가 없다. 가속을 필요로 할 땐 전기를 공급해 동력을 발생시키고 감속이 필요할 땐 모터가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이게 회생제동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회생제동을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패들시프트 레버로 레벨을 올리고 내릴 수 있다"며 "우측 패들시프트 레버를 일정시간 당겨 유지하고 있으면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이 동작하는데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감속을 통해 발전하고 도로 경사에 따라 자동으로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해 전기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속기+인버터' 역할은

변속기는 차속·도로 상태 등 차량 주행 조건에 맞는 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엔진과 바퀴의 회전 속도를 기어비로 맞추는 역할을 한다. 내연기관차에선 높은 토크가 필요한 시점에 최대 토크를 내는 엔진 고속 회전 영역을 맞추기 위해 낮은 단수의 기어를 물리고, 효율이 높은 엔진 회전속도 구간을 유지하면서 속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단수의 변속기를 탑재한다.

전기차에도 모터 동력 전달을 위해 일종의 변속기가 적용되지만 전기 모터는 저속 구간부터 최대 토크를 낼 수 있고 작동 가능한 회전속도도 전구간에서 효율이 뛰어나기 때문에 속도에 따라 기어 단을 변속하는 복잡한 구조의 기계장치(변속기)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 전기 모터는 회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구동축에 전달하는 동력을 일정한 기어비로 하향 조정하는 감속기를 탑재한다. 여러 단수의 기어를 변경해야 하는 변속기에 비해 감속기는 구조가 단순하고 부피가 작은 부품으로 탑재 공간 배치에도 유리하다.

상황에 따라 높은 토크나 효율을 내는 엔진 속도 구간에서 기어단 변경으로 속도를 맞추는 변속기와 달리 전기차에선 동작 전구간 효율이 우수한 모터의 회전수 조절을 위해 인버터가 필요하다.

모터 동작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인버터는 배터리의 직류 전원을 모터에 필요한 교류 전원으로 변환시켜 준다. 빠른 속도의 모터 회전이 필요하면 공급하는 교류전원의 주파수를 높이고 낮은 속도의 회전엔 낮은 주파수의 전원을 공급하는 식이다. 내연기관차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스로틀밸브(연료시스템 공기 흡입 장치)를 많이 열려 들어오는 공기량이 늘어나면서 엔진 폭발과 가속을 높이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형 전기차는 2만 RPM 내외의 회전속도를 내는 모터와 인버터를 적용하고 약 10분의1 비율의 감속기를 탑재한다.


'연료탱크' 대신 '배터리'

엔진에서 동력을 발생시키기 위해선 연료와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는 대기 중에 있는 공기와 함께 자연적으로 공기 흡입구로 들어가면서 공급이 이뤄져 별도의 저장이 필요 없지만 주행 중 상시 공급이 필요한 연료는 별도의 저장장치인 연료탱크에 담아 다닌다.

전기차에서 모터를 돌리는 전기에너지는 배터리를 저장장치로 사용한다. 복잡한 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는 정해진 철로에서만 다니는 전철처럼 상시 전력 공급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배터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의 용량과 성능이 전기차의 주행 거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이유다.

배터리 전체 용량을 높이기 위해선 구성단위인 셀을 늘려야 한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배터리 셀을 탑재하기 위해선 공기 통로가 필요한 공랭식 배터리 팩보다 냉각 효율이 뛰어나 더 촘촘하게 배열할 수 있는 수냉식 팩을 많이 사용한다.

또 차량 실내 공간과 화물 적재 공간 축소를 최소화하면서 배터리 탑재량을 늘리기 위해 차량 바닥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패키징도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의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와 같이 각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전기차에 적용하는 것도 전기차에 특화된 부품의 패키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 저장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가 늘어나지만 배터리 중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 효율 저하로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무작정 확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양산중인 전기차 대부분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양극재 소재에서 니켈 구성 비율을 높이면서도 안정성을 확보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터리 기술(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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