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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로또1등 그 후, 칼부림만 있는건 아니다…놀라운 성공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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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MBC ‘행복드림 로또 6/45’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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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황이 이어지며 올해 상반기 복권이 2조9000억원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일 기획재정위원회 복권위원회의 ‘2021년도 상반기 복권 및 복권기금 관련 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판매액은 2조9392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2조6208억원보다 3184억원(12.1%) 증가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복권 사업 실적으로 공개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판매액이다.

복권과 경기불황과의 상관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소비심리가 억눌리고 체감 경기 또한 풀리지 않으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상반기 복권판매액 최고치…명절엔 판매량 더 증가



전체 복권 판매액 중 대부분을 차지한 건 2조5461억원이 판매된 ‘온라인복권 로또 6/45’이었다. 이어 인쇄식 복권 2029억원, 결합식 연금복권 1422억원, 전자 복권이 479억원 순으로 판매됐다.

특히 추석, 설날 등 명절에는 귀향하며 터미널 부근에서 로또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로또 판매량이 늘어난다. 명절에 판매가 증가함에 따라 당첨금이 크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나 이 시기를 노려 로또를 구매하는 이들도 많았다. 로또 당첨번호 추첨 조사 결과 명절 전후 이동 인구가 많은 터미널, 기차역 인근에서 1, 2등 당첨자가 나오기도 했다.

명절 이색 선물로 로또를 선택한 사람들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 했다. 로또 판매사 동행복권 통계에 따르면 로또 구매자 중 46%는 ‘로또를 선물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선물한 시기’는 ‘추석, 설날 등 명절’(41%)이 가장 많았고, ‘생일 기념’(17.4%), ‘크리스마스 및 연말’(8.9%), ‘밸런타인데이 등 각종 기념일’(6.6%)순이었다.



당첨자들 극과 극 생활…“체계적 관리로 행운을 행복으로 만들어야”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역전을 꿈꾸게 한 로또는 매번 대박일 순 없었다. 회차마다 1등 당첨 금액은 크게 차이가 났다. 역대 로또 1등 최고당첨금액은 407억2295만9400원이고, 최저 1등 당첨금액은 4억593만9950원이었다.

다만 당첨 후 생활은 액수에 비례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엔 814만 분의 1 확률을 뚫고 로또 1등에 당첨된 50대 형이 돈 문제로 동생과 다투다가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형은 당첨금 일부로 동생에게 집을 사줬고, 남은 돈으로 식당을 개업했으나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형은 자기가 사준 동생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4500만원을 빌렸지만 매달 25만원의 대출이자도 못 갚을 정도가 됐다.

계속된 빚 독촉에 형제간의 다툼이 잦아졌고, 사건 당일 동생과 통화하다 화가 난 형은 동생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렀다. 로또 1등의 행운이 형제의 우애를 갈라놓는 비극이 됐다.

같은 해엔 로또 1등에 당첨됐던 3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검거되기도 했다. 5년 전 로또 1등에 당첨된 이 남성은 당첨금 14억원을 도박과 유흥비로 모두 탕진한 뒤 좀도둑 생활을 이어오며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도둑질을 끊지 못한 남성은 결국 전과 25범의 범죄자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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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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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당첨 이후 행운이 행복으로 바뀌었다는 사연도 눈길을 끈다. 지난 2월엔 한 로또 1등 당첨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후기 글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당첨금을 받자마자 쌓인 대출금부터 갚았다. 빚을 갚고 나니 마음이 너무 홀가분했다”며 “당첨금을 한순간에 날리지 않기 위해 남은 돈은 저축과 투자를 했고, 현재 회사도 성실히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게 주어진 마지막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더 욕심을 내지 않았다”며 “이전보다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일하고 주말에는 취미 활동을 하며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엔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 로또 33억원 당첨자의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로또 1등 당첨 1년6개월이 지났다고 밝힌 글쓴이는 “세금을 제외한 22억원을 수령한 뒤 부모님의 빚을 갚고 전원주택을 지어드렸다. 동생 해외여행도 실컷 보내줬다”며 “제 몫으론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를 매입했고, 얼마 전 시세차익 3억5000만원 정도를 남기고 처분했다. 13억원 정도는 은행에 저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예전에 없던 여유와 자신감이 생겼고 학점도 상승했다. 순전히 돈 때문에 행복한 건 아니지만, 돈이 있으니 행복해질 기회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동행복권 측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액 당첨 후 건전하게 관리해 행운을 행복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동행복권 측은 “큰 행운을 한순간에 날리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먼저 결정한 후 차근차근 단계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기·중기·장기 자금 계획을 세워 든든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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