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공동부유’ 외치는 중국, 극복해야 할 ‘3大 불평등’은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서북부 산시성 위린시 관할의 수이더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신화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새 국정 방향으로 선언하면서 중국이 극복해야 할 ‘세가지 불평등’이 주목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17일 공산당 지도부 회의에서 “인민 중심의 발전 사상을 유지하고, 높은 수준의 발전을 통해 공동부유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40여 년간 지속된 고도성장으로 발생한 양극화와 빈부 격차를 해결하고,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국가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국제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의 지니계수가 지난 2000년 0.599에서 2020년 0.704로 확대되며 사회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지니계수는 계층 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1에 가까울수록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동부유를 위해 중국이 해결해야 하는 불평등 문제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도시와 농촌 간 격차다. 중국 국가 통계국이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도시 지역의 가구당 가처분 소득은 4만3834위안으로, 농촌 가구 1만7131위안의 2.6배였다. 도시 지역의 중위소득(4만378위안)은 농촌(1만5204위안)의 2.7배였다.

도농 경제 격차가 중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여겨지는 이유는 농촌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호구제도(인구이동을 막기 위한 거주지 등록제도) 시행으로 농촌 주민들이 도시로 거주지를 이전할 수 없다. 출생지에 따라 경제 계층이 갈리는 셈이다. 농촌의 젊은이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고자 최저임금을 받는 불법 노동자인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을 자처하고 있다. 부모가 모두 도시로 떠나 조부모나 이웃에 맡겨진 ‘류서우(留守, 남아서 기다리다) 아동’도 6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호구제도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3월 열린 양회(兩會)에서 호구제도 개혁은 핵심 의결 사항 중 하나였다. 300만명 미만 중소형 도시에서는 호구제를 철폐했고, 대도시에서는 거주, 납세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도시 호구를 취득할 수 있는 방안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화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약 60%인 중국의 도시화율은 2050년 약 80%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두번째 불평등 문제는 연해지역과 내륙지역 간 격차다. 덩샤오핑(鄧小平)이 도입한 5개의 ‘경제특구’와 연해 개방도시는 아직도 중국 경제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광둥성, 선전시, 상하이시 등 지역은 선진국 수준의 경제 발달을 자랑하고 있지만, 내륙 지역은 아직도 가난과 싸우는 중이다.

중국은 핵심도시와 주변 도시를 연계시켜 새로운 경제권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장강경제대(長江經濟帶),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웨강아오(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 장강 삼각주(상하이-장쑤-저장) 등은 중국 정부가 여러 개의 직할시와 성(省)을 연결해 각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셋째는 빈자와 부자 간 격차다. 중국의 가구당 총자산 분포 자료를 보면, 상위 10%의 평균 자산이 하위 20%의 36.5배이다. 경제 성장 속도에 비해 임금 상승이 더뎠고, 급진적인 금융 정책 도입과 부동산 개혁 등으로 벼락 부자가 많이 탄생한 결과다. 특히 중국은 그간 경제 성장의 과실이 임금 인상 등으로 이어지기보다 기업 영업이익으로 흘러가 빈부 격차를 확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공동부유 노선을 선언한 이후 민간 기업의 팔을 비틀어 돈을 뜯어내고 있다. 공산당에 찍힌 알리바바가 이달 초 내놓기로 한 ‘기부금’만 1000억위안(약 18조원)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일 최근 2주간 40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발표한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중국 최대 보험사인 중국핑안보험, 중국 최대 배달플랫폼 메이퇀뎬핑 등 중국 A주(본토 증시)와 홍콩증시에 상장된 73개의 중국 상장사가 실적보고서에 ‘공동부유’를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알리바바그룹이 9월3일 중국 공산당이 추진하고 있는 공동부유 달성을 돕기 위해 2025년 전까지 1000억 위안(약 18조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웨이보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은 왜 갑자기 성장에서 분배로 기조를 바꾼 것일까.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시 주석이 내년 3연임을 위해 국민들의 지지를 다지려는 의도이다. 사회 최대 불안 요소인 불평등을 적극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 이례적인 집권 연장 시도가 대대적인 반발에 직면하지 않도록 예방주사를 놓는 것이다.

둘째, 중국의 사회 발전 계획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사회 발전 단계는 온포(溫飽)사회, 소강(小康)사회, 대동(大同)사회로 이어진다. 중국은 2000년 전후로 최소한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온포사회를 달성했고, 지난 7월 의식주 걱정 없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소강사회 실현을 선포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모두가 잘 사는 대동사회, 공동부유의 실현이다. 신중국 성립 이후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인위적인 정부 개입을 통한 공동부유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전문가를 인용해 “시장의 힘을 믿지 않고 정부 개입으로 공동부유를 밀어붙이면 ‘공동 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유 경제가 국민들에게 부유해질 기회를 준다”고 했다.

[이벌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