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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겸의 일본in] 일본은 지금 '방구석 세계여행'에 열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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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발묶인 日여행자들, 지오게서에 열광

구글 스트리트뷰 보고 어디인지 맞히는 게임

전세계 플레이어들 가장 잘 맞힌 나라 1위 日

"게임에서 발견한 곳, 코로나 끝나면 가겠다"

이데일리

구글 스트리트뷰 사진을 보고 어느 곳인지 알아맞히는 게임 지오게서(사진=지오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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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일본 여행자들이 방구석 세계여행에 열광하고 있다. 제시된 사진만으로 지구 상 어느 곳인지 알아맞히는 게임, ‘지오게서(Geoguessr)’에 푹 빠지면서다.

규칙은 간단하다. 먼저 지오게서가 구글 스트리트뷰를 통해 무작위로 사진을 골라 준다. 이용자는 주위의 풍경에서 단서를 찾는다. 내가 있는 곳이 어느 나라의 어느 도시인지를 추리한 뒤, 정답을 지도에 표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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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다 쉬워. 이곳은 어딜까? (사진=지오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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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점 기준은 ‘거리’다. 내가 추측한 장소와 정답과 가까울수록 고득점을 노릴 수 있어서다. 미국 시애틀 사진을 보여줬는데 캐나다 밴쿠버를 골랐다면, 미국 뉴욕을 고른 것보다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스웨덴 IT 컨설턴트인 안톤 월렌이 지난 2013년 취미로 만든 이 게임은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려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지역들에 긴급사태를 선언하며 현을 넘어선 이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실제 여행하지 않아도 세계 곳곳의 모습을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지오게서로 대리만족을 바라는 일본 이용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간판과 표지판은 중요한 힌트가 된다. 힌트가 될 만한 랜드마크가 없다면 자칫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신호등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신호등 옆 지명이 쓰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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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일본 에히메현 어딘가의 도로. 도로반사경 밑에 달린 간판을 단서로 위치를 찾아보자(사진=지오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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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계를 통과하면 난이도가 높아진다. 끝없이 이어진 도로가 등장해 대체 어떻게 맞히라는 것인지 눈을 의심케 하는 곳도 있다. 그럴 때 이용자들은 지형물을 통해 위치를 파악하기도 한다. 사진에 표시된 논을 보고 쌀농사를 짓는 지역으로 선택지를 줄이는 식이다.

전 세계 지오게서 플레이어들이 가장 잘 알아본 곳 역시 일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지난해 1~8월 세계 192개국 22만3942명이 제출한 지오게서 답변 120만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은 정답을 맞힌 플레이어에서 틀린 플레이어를 뺀 ‘인식 지수’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이 2위에 올랐으며, 러시아와 이탈리아, 브라질, 영국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풍경과 도시 경관이 가장 독특하다고 여겨지는 나라가 된다는 건 즐거운 일”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일본 관광업계에 ‘지오게서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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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한 카페에서 두 여성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긴급사태 연장을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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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 플레이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하지 못했는데, 지오게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여행하는 기분을 낼 수 있어 좋다”며 “게임을 통해 알게 된 각 도도부현의 지역 번호를 외우기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플레이어도 “계속된 긴급사태가 지겨워 게임을 켰더니 전혀 모르는 장소가 나왔다”며 “어쩌면 아마 평생 가지 않을지도 모르는 장소이지만 인연을 맺었다. 묘한 성취감을 맛본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단순하지만 속 깊은 게임이다. 모르는 지역을 여행하는 즐거움에 단서를 찾는 즐거움까지 있다”며 “코로나가 안정되면 지오게서에서 발견한 마음에 드는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반응도 나온다. 코로나19 시대, 지쳐버린 사람들의 마음을 방구석 세계여행이 달래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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