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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SW추석특집②] 배정대가 홍창기에게 “공 보는 법 배워둘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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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기동경찰교육훈련센터에서 동고동락을 시작했다. 경찰청 야구단서 본격적으로 ‘전우’가 됐다. 이경 때는 1년 선임 상경들의 눈치를 보면서 하루하루를 버텼다. 전역을 앞둔 수경 때는 서로의 코치, 스타가 됐다. 4년이 지나서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가 됐다.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LG 홍창기(28)와 KT 배정대(26)가 서로를 떠올렸다.

홍창기에 관한 배정대의 기억은 훈련병 딱지를 떼기 전과 후로 나뉜다. 드래프트서 LG 지명을 받았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시점이 달라 함께한 기억이 없었다. 훈련병 시절에도 종교활동에서 만나 초코파이를 공유한 기억뿐이다. 경찰청 일원으로 분류되면서, ‘폴리스’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교집합을 만들었다. 당시 배정대는 배병옥(개명 전 이름)이었다. 배정대는 “(홍)창기 형은 성격이 모난 데가 없어서 다들 좋아했다. 지금 해맑게 웃는 모습이 경찰 홍창기라고 보면 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와는 정반대”라고 했다.

생활관을 떠나 훈련장으로 가는 날에는 전우애가 한층 두터워졌다. 배정대의 머릿속 홍창기는 ‘안개가 껴도 볼넷 골라내는 형’이었다. 승부욕이 강해 가끔 욱하면서도 타석에서만 서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침착했다. 당시 홍창기의 출루율은 5할대. 배정대도 ‘이 형은 성공하겠구나’라고 확신했다. 리그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둘은 이경에서 일경, 상경을 넘어 수경으로 진급하면서 개인 정비시간을 함께 보냈다. 대화주제는 야구. 지겨울 정도로 똑같았다.

만약 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탄다면 배정대는 홍창기의 눈을 탐내겠다고 했다. 배정대는 “당시 나는 적극적으로 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공격적인 성향이 엄청 강했다. 그때 창기형에게 공보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했다. 배정대는 “수비하다 보면 ‘와, 저걸 어떻게 참아’ 싶은 장면이 많았다. 우리 (고)영표 형 체인지업을 따라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짜증날 정도로 대처를 잘 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홍창기의 눈, 한 번 마음먹으면 끝장을 보는 배정대의 성향이 맞물렸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개인정비 시간에 야구 이야기를 나누던 둘은 이제 각 팀 주전 중견수가 됐다. KBO리그 최고 중견수 자리를 둔 경쟁자이기도 하다. 배정대는 “경찰 시절 팔꿈치 수술한지 얼마 안됐을 때, 창기형과 나의 지금 모습을 사실 상상하기 어려웠다. 같이 고생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둘 다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기분 좋다”고 했다. 한 번 생긴 전우애는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

배정대는 대화 내내 홍창기에 대한 좋은 기억만 떠올렸다. 그래서 반대의 경험을 물었는데 배정대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형, 그래도 내가 2살 더 어리잖아. 2년이면 무엇이든 마음먹은 일은 다 해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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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T위즈 제공

전영민 기자 ym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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