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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대장동 투자 돈 흐름…최기원 SK 이사장 400억→킨앤파트너스 457억→화천대유 사업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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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이사장, 2015년 투자 자문사 킨앤파트너스에 연 10%의 고정 이자로 400억 대여→킨앤파트너스, 화천대유에 457억 대여→화천대유 2015∼17년 사업자금으로 사용

세계일보

뉴시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산관리를 담당한 업체 화천대유에 초기 자금을 댄 투자 자문사인 킨앤파트너스에 400억원을 빌려준 익명의 개인은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사진)으로 확인됐다. 최 이사장은 최태원 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재단 측은 24일 “최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에 연 10%의 고정 이자로 400억원을 빌려줬다”며 “킨앤파트너스가 전체적으로 손실이 나 원금은 물론이고 약정한 이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3년 설립된 킨앤파트너스는 SK행복나눔재단에서 일했던 박중수 전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으며, 최 이사장은 박 전 대표와 친분으로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특혜를 봤다고 지적받는 화천대유의 감사 보고서를 보면 2015∼17년 킨앤파트너스로부터 457억원을 빌려 초기 사업자금으로 썼다. 킨앤파트너스의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00억원을 ‘개인3’이라는 익명의 투자자로부터 차입하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맺은 것으로 돼 있다. 또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고객이 맡긴 돈을 채권과 기업어음 등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대해 설정한 질권을 차입처인 개인3에게 담보로 제공했다고 기재됐다. 도시개발 토지신탁 계약의 우선 수익권을 담보로 잡고 있는 개인3의 정체를 두고 ‘화천대유 실소유주’ 등 억측이 난무했었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의 아파트 개발사업에 281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킨앤파트너스가 대여금을 프로젝트 투자계약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으로 작년 말 기준 화천대유로부터 받아야 할 장기 미수금도 151억원가량 남아있다. 아울러 화천대유 아파트 개발사업의 3순위 우선 수익자이기도 한 킨앤파트너스의 수익권증서금액은 955억원이다. 수익 배분은 준공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에 받는 것으로 돼 있다.

감사 보고서를 보면 재단 측 주장대로 최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로부터 받지 못한 대여금은 2020년 말 기준 384억원에 달한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대한 투자에서는 배당을 받는 등 이익을 거뒀지만, 호텔과 커피 등 여타 사업에서 큰 손실을 보면서 차입금을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최 이사장은 박 전 대표와 협의해 킨앤파트너스 소유권을 다른 이에게 넘기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재단 출신 지인들을 사내 이사 등으로 경영에 참여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천화동인 4호는 언론인 출신으로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만배씨와 친분이 있는 남모 변호사가 이사로 있으며, 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개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에 8700여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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