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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IT기업 CEO '수난시대'…'플랫폼 국감'에 상임위마다 줄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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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6개 상임위서 통신·플랫폼 기업 CEO 줄줄이 국감 증인 신청·채택

'다른 상임위, 같은 질문' 비효율적 국감 우려…"일단 부르고 보자는 식"

뉴스1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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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국내 통신·플랫폼·게임 등 IT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됐거나 확정을 앞두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플랫폼과 통신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각 CEO들은 기존 단골 소환처였던 정무위원회(정무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를 포함해 6개 상임위원회 전체 국감에 불려갈 판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무위 국감 서나…양대 웹툰 대표도 문체위로

26일 정치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통신 및 플랫폼 기업 CEO를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여·야 합의(1차 채택)를 본 상임위원회는 정무위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다.

이 중 가장 일찌감치 여야 합의를 본 정무위는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을 위해 지난 16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소환하는 내용의 '2021년도 국정감사계획서'를 채택했다. 다른 상임위와 달리 가장 먼저 증인 채택 합의가 이뤄진 것은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카카오모빌리티의 스마트호출 요금 개편으로 촉발된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논란이 공동 타깃이 된 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김 의장과 함께 김정주 넥슨 창업주와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원기 넥슨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배보찬 야놀자 대표 역시 정무위원들의 부름을 받았다. 또 정무위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무위에 이어 여야 합의를 통해 증인을 채택한 문체위는 글로벌 'K-콘텐츠'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대표도 각각 증인으로 채택됐다. 문체위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와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배보찬 야놀자 대표, 정명훈 여기어때컴퍼니 대표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문체위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들을 상대로 최근 K웹툰이 성장하면서 논란이 된 불공정 계약과 불법 웹툰, 웹소설 유통 문제에 대한 책임을 중점 추궁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준비 중이다. 특히 일부 문체위원들은 직접 웹툰의 저작권과 수익분배 등에 대한 법률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방위·산자위·환노위·농해수위도 증인 채택 추진…IT기업 CEO '뺑뺑이'돌 판

아직 증인을 채택하지 못한 타 상임위도 통신 및 플랫폼 기업 CEO 소환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7일 증인 채택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인 신청 명단에는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과방위는 이 의장과 김 의장에게 포털 AI 알고리즘 검증 관련 중소 콘텐츠 업체 상생 현황, 과도한 수수료 논란 등에 대해 집중 질의할 계획이다.

신청 명단에는 플랫폼 수수료 논란에 불을 붙인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비롯해 하송 위메프 대표, 이상호 11번가 대표, 장윤석 티몬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강신봉 요기요 대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 오상호 월트디즈니 코리아 대표, 숀톰슨 넷플릭스코리아 대표 등 플랫폼기업 CEO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또 이동통신 3사 대표와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정무위에 이어 과방위 증인 신청 명단에도 포함됐으며, 권영식 넷마블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과방위 국감의 증인 신청 명단에 올라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도 골목상권을 명분으로 내세워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한승 쿠팡 대표,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 운영사) 대표 등이 증인 신청 명단에 포함됐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증인신청 명단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의장,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배보찬 야놀자 경영부문 대표 등이 올라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는 동물용 의약품 온라인 불법 거래 문제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등이 올라 있고, 농어촌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통신 3사 대표도 부를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연관성이 적은 농해수위까지 관련 기업인들을 부른 것을 두고 'IT기업 때리기'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상임위서 같은 질의 나오나…시대 흐름 발 못맞추는 국회·정부

통신 및 IT기업들이 6개 상임위 전체에 증인으로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보니 각 상임위원회의 질의 내용도 일부 겹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정무위원회에서 다룰 것으로 알려진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담당 부처를 관리하는 문체위에서도 다룰 예정이다. 또 플랫폼 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수수료 논란도 정무위와 환노위에서 모두 도마위에 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통신 3사 대표까지 과방위가 아닌 정무위와 농해수위 국감에 참석할 가능성이 커지자 각 업계에서는 불필요한 '줄세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와 정부가 플랫폼과 통신 기업들의 역할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산업군이 얼마나 세분화 돼 있는데 플랫폼 기업들이 전체 상임위원회에 모두 참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하며 "플랫폼기업들이 이슈다보니 주목 받기 위해 일단 부르고 보자는 식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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