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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독]공룡 카카오?…11개 분야 시장지배력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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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분야 매출·시장점유율 보니 3개 분야 지배력

모빌리티, 온라인 선물하기, 음악스트리밍

무료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제외

플랫폼 분석 쉽지 않아..한국만 ‘어설픈 규제 공화국’ 우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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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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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각각의 개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매출·시장점유율)은 얼마나 될까.

카카오가 진출한 11개 업종을 봤더니 카카오를 독과점사업자로 볼 수 있는 곳은 3개(모빌리티와 온라인 선물하기, 음악스트리밍)였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인 경우 독과점 사업자(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한다.

공룡 카카오로 불릴 만큼 카카오의 영향력 확대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지만, 서비스별 시장으로 뜯어보니 실제 영향력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 2000억원을 기록해 국내 기업중 134위에 불과했다. 카카오와 비슷한 규모(매출기준)회사는 한국동서발전, 롯데손해보험, 한국농어촌공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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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카카오, 조사대상 11개 분야 중 1위는 3개 분야


26일 이데일리가 카카오가 진출한 △검색엔진 △이커머스 △은행 △결제 △온라인동영상 △웹툰 △게임 △배달 △음악스트리밍 △택시/차량호출을 포함한 모빌리티 △온라인 선물하기 등 11개 부문에 대해 매출액과 시장점유율(또는 이용률)을 집계한 결과다. 매출은 각사 IR 자료 등을, 시장점유율(또는 이용률)은 오픈서베이나 공정위 자료 등에 근거했다. 무료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제외했다.

포털 다음의 국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네이버(56.52%), 구글(35.88%)보다 훨씬 적은 5.01%에 불과(인터넷트렌드 ‘21.1.1~’21.9.8 평균)했고, 이커머스와 배달 시장에서도 카카오커머스와 카카오톡주문하기는 각각 ‘20년 매출 5735억원과 이용률 1.1%(오픈서베이 ‘21. 4월 기준, 1순위 이용)에 그쳤다. 이커머스 1위 기업인 쿠팡이 매출 13조 9236억원, 배달의민족이 64.3%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뛰는 은행과 결제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점유율 10% 안팎을 기록한 분야는 콘텐츠 시장 정도인데, 온라인동영상과 웹툰에서 카카오(다음웹툰, 카카오TV,카카오페이지)는 각각 9.4%(오픈서베이, ‘21년 5월), 14.9%(콘텐츠진흥원, ’20년 1순위 서비스)점유율에 그쳐 1위 기업인 유튜브(93.1%)나 네이버웹툰(73.4%)과 큰 격차를 보였다.

카카오가 1위를 기록한 분야는 음악스트리밍에서 멜론 36.4%(와이즈앱, ‘21년 2월), 택시·차량호출 앱에서 카카오택시 63.1%(오픈서베이 ’20년 3월 기준), 온라인 선물하기에서 카카오 선물하기 84.5%(공정위, ‘20년 거래액 기준)정도다.

음악은 멜론외에 카카오뮤직이 3.3% 점유율을 기록해 카카오 전체로는 39.7%의 점유율이었다. 2위인 유튜브뮤직 18.7%, 3위인 지니뮤직 18.3%를 합치면 75%를 넘어 공정위 기준으로 독과점 사업자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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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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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시장 분석 쉽지 않아…한국만 ‘어설픈 규제’ 우려


개별 시장기준으로는 카카오의 지배력이 막강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기업 중 가장 많은 계열사를 보유한 공룡 플랫폼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고 언급하는 등 공룡 카카오 이슈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기존 업권에서 플랫폼을 허용하면 카카오처럼 커질까 걱정하면서 세무나 의료 쪽은 플랫폼의 진입을 아예 막는 법안(세무사법 개정안·의료법 개정안)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당장 합리적인 규제를 할 만큼 플랫폼에 대한 분석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국경 없는 인터넷에서 외국 기업들까지 고려하면 지배력 평가가 더 복잡해진다.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과 카카오의 지난해 매출을 비교하면 24배~109배까지 차이가 나고, 영업이익은 59배~171배, 시가총액은 22배~54배 차이가 난다. 박종화 교수(공주대)는 최근의 플랫폼 규제 논의가 확산되는 걸 우려하면서 “보다 객관적 근거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플랫폼이 다리로서 경제전반에 전·후방효과를 이끄는 시대가 됐다”며 “전 세계는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정치권이 나서 다리(플랫폼)를 치기보다는 다리가 경제의 몸통(기존 업권·중소상공인 등)과 지금보다 더 많이, 더 넓고, 깊게 소통할 수 있도록 주선했으면 한다. 한국에서만 플랫폼경제가 자리를 잡지 못하면 미래세대의 삶의 질도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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