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론조사서 사민당 다소 우세
승리시 올라프 숄츠 후보 새 연정 구성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가 열린 26일 독일 뒤스부르크의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 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뒤스부르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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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계를 판가름하는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가 26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막판으로 갈수록 격차가 줄긴 했지만, 모든 여론조사에서 사회민주당(SPD) 지지율이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ㆍ기독사회당(CSU) 연합보다 1~3%포인트 앞서왔다. 16년만에 사민당 주도로 정권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독일은 이날 오전 8시 전국 6만여곳 투표소에서 투표를 개시했다. 각 투표소에서 전체 유권자 6,040만명은 오후 6시까지 1인 2표씩 행사할 수 있다. 4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 제도는 1인 2표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지역구 후보와 지지 정당에 각각 투표할 수 있다. 법정 의석수는 598석이지만 정당의 전체 의석수는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결정되고, 지역구 투표율에 따른 의석이 많을 경우 초과 의석을 그대로 인정하기 때문에 현행 709석인 연방의원수는 최대 900명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알렌스바흐 여론조사연구소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유권자 1,554명을 상대로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민당 지지율은 26%,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25%로 양당간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이다. 이어 녹색당이 16%, 자유민주당(FDP)이 10.5%,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0%로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기관 포르자가 20∼23일 2,002명을 상대로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의 경우 사민당 지지율이 25%로 기민ㆍ기사당 연합(22%)을 3%포인트 앞선다. 녹색당은 17%, 자민당은 12%, AfD는 10%를 각각 차지했다.

여론조사 결과대로 사민당이 승리할 경우, 올라프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16년 만에 새로운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된다. 그는 메르켈 총리와 함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대연정을 이끌어온 신뢰감을 부각해왔다. 올해 봄에만 해도 13%까지 떨어졌던 사민당의 지지율은 반년 만에 12%포인트 치솟았다. 반면 올해 초에만 해도 지지율이 37%에 달했던 기민ㆍ기사당 연합은 유례없는 추락 끝에 역대 최악의 선거결과를 기록하게 된다.

숄츠 후보가 연정 구성에 나서게 되면 정당 상징색에 따라 적(사민당)ㆍ녹(녹색당) 연정을 꾸리고, 과반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신호등(사민당-빨강ㆍ자민당-노랑ㆍ녹색당-초록) 연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ㆍ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승리할 경우 ‘자메이카(기민당-검정ㆍ자민당-노랑ㆍ녹색당-초록) 연정’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법적으로 지지율이 가장 높은 정당만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격차가 근소할 경우 사민당과 기민ㆍ기사당 연합 모두 주도적으로 연정 구성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