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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내년 3월로 다가온 정비구역 일몰… 대상 21곳서 속속 조합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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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구역 일몰제에 따라 서울시내 21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내년 3월 2일 구역 해제를 앞둔 가운데, 일몰을 피하기 위한 조합의 노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11곳은 조합이 설립됐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높은 주민동의율을 달성해 조합설립신청을 앞두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정비구역 일몰 연장을 신청했던 사업장 24곳 중 21곳에 대해 서울시가 기한을 내년 3월 2일로 2년 연장한 후, 현재까지 총 16곳이 구역 해제 위기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11곳은 조합이 설립됐고, 5곳은 주민동의율이 높아 기한 내 조합설립 요건(토지등소유자 75% 이상 동의)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5곳 중에서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곳은 3곳(동대문구 전농12구역, 송파구 마천시장구역, 신반포25차)에 불과하다. 관악구 봉천13구역·동대문구 신설1구역은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운영주체가 조합에서 공공시행사로 변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몰제 적용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조선비즈

사진은 지난달 4일 영등포역 인근 공공주택 복합개발 후보지인 연립·다세대주택 지역 모습. 2021.8.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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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에 도입된 정비구역 일몰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정비법(도정법) 제20조 ‘정비구역 등의 해제’에 따라 일정기간 동안 사업에 진척이 없는 구역에 대해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구역을 해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에 따르면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날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추진위 승인 미신청 ▲정비구역 지정고시된 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 조합설립인가 미신청 ▲추진위 승인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조합설립인가 미신청 ▲조합설립인가 후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시행계획인가 미신청 등에 해당하는 조합은 정비구역이 해제된다.

정부는 2016년 3월 2일 이 제도를 개정하면서 2012년 1월 31일 이전에 정비계획이 수립된 정비구역에서 승인된 추진위원회에 대해서도 일몰제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4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2020년 3월 2일까지 조합설립 신청을 마치지 못하면 정비구역이 해제되도록 했다. 서울시에서는 사업장 40곳이 이 대상에 포함됐는데, 이 중 24곳은 일몰 기한까지도 조합을 설립하지 못해 일몰 연장을 신청했었다.

일몰 연장을 신청한 곳은 ▲양평동 신동아아파트 ▲신림동 미성아파트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3·4·5 ▲삼호가든5차 ▲신반포2차 ▲송파구 한양2차 ▲용산구 신동아 ▲성수1구역 ▲공덕6구역 ▲미아11구역 ▲전농8구역 ▲흑석1구역 ▲영등포구 목화아파트 ▲영등포구 미성아파트 ▲봉천13구역 ▲신설1구역 ▲전농12구역 ▲마천시장구역 ▲신반포25차 ▲신수2구역 ▲정릉6구역 ▲신반포26차 등이다.

당시 서울시는 연장을 신청한 24곳 중 신반포26차·신수2구역·정릉6구역 등 3곳을 뺀 내머지 21곳에 대해 일몰 기한을 2년 연장했다. 신반포26차는 주민들이 소규모 재건축으로 선회하면서 정비구역이 해제됐고, 신수2구역과 정릉6구역은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일몰기한 연장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해제 수순을 밟았다.

서울시는 더는 추가연장을 하지 않을 방침이다. 도정법에 명시된 관련 조항을 두고 지난해 5월 법제처가 ‘정비구역의 지정권자(시도지사)는 일몰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유권 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법제처의 해석을 그대로 따를 것”이라며 추가 연장은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정비구역이 해제될 경우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하려면 기본계획부터 새롭게 수립해야한다. 사업타당성 조사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사실상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장에서는 내년 3월까지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민 동의요건을 달성하지 못한 전농12구역, 신반포25차, 마천시장구역 등 사업장에서는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주민 동의율을 높이고 있다. 전농12구역의 추진위 관계자는 “동의율 요건을 거의 달성했다”면서 “연내 조합이 설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반포25차의 경우 조합이 설립된 인근 신반포19차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구역 해제 위기를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조합설립인가를 앞둔 곳에서도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강북구 미아11구역 재개발사업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동의율 80%를 달성해 곧 조합설립총회를 앞두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조합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했다. 흑석1구역 추진위 관계자도 “연내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재개발에 찬성하는 주민이 많아 조만간 구체적인 일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정비구역 해제를 피한 조합이 늘어나는 것은 주택공급 측면에서 바람직한 신호라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도심 안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활로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사업을 방치하지 않고 제대로 추진되도록 인허가 등 부분에서 잘 협조해야 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일몰 연장기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소송이 걸리기도 하고 사업 단계마다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일몰제에 걸려 정비구역이 해제되면 주민들의 재산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현재 2년으로 제한된 연장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최온정 기자(warmhear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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