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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장동 의혹 '키맨'으로 떠오른 정모 변호사...성남도시개발공사서 무슨 역할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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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이 휴일인 26일 닫혀 있다.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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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모 변호사(47)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화천대유 핵심 인물과 사적 친분이 있는 정 변호사는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민간 사업자 선정 업무를 담당했기 때문이다.

2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 변호사는 2014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이듬해 초부터 진행된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 선정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하던 정 변호사에게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사를 추천한 인물은 남욱 변호사로 파악됐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민간 사업자로 참여한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로, 정 변호사의 대학 1년 선배로 알려졌다. 2011년 대장동 민영 개발을 추진하다 정치권 로비 혐의가 적발돼 구속 기소된 남 변호사가 대학 후배에게 대장동 개발을 재추진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사를 추천한 것이다.

정 변호사는 입사 직후 공사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 관여했다. 정 변호사는 사업타당성 검토 뿐 아니라 민간 사업자 공모 과정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소속된 전략사업실은 기획본부 산하로, 직속 상관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 배당 방식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2월13일 대장동 개발사업 입찰 공고를 냈다. 사업계획서를 100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항목 등이 담긴 공모지침서 작성에도 정 변호사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고 마감일인 그해 3월26일까지 성남의뜰컨소시엄, 메리츠컨소시엄, 산업은행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는데, 그 다음날인 3월27일 성남의뜰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으로는 이례적으로 하루만에 사업자가 선정된 것이다. 정 변호사는 사업계획서 심의 과정에서도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당시 심의는 공사 내부 임직원 4명이 참여하는 ‘절대평가’와 내부 직원 2명과 외부 위원 3명이 참여하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는데, 정 변호사는 양쪽 모두에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

정 변호사가 작성에 관여한 공모지침의 평가 항목에는 자산관리회사 설립 운영계획이 포함됐다. 컨소시엄 구성에 자산관리회사가 참여한 경우 20점을 추가 배점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3곳의 컨소시엄 중 자산관리회사가 참여한 곳은 화천대유자산관리가 포함된 성남의뜰 한 곳 뿐이었다. 화천대유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지침을 밝히기 일주일 전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됐다. 평가 방식이 나오기도 전에 자산관리회사가 마련된 셈이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남 변호사에 대해 “통화 한 번 한 적 없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일각에선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와 모두 친분이 있는 정 변호사가 중간에서 메신저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정 변호사는 현재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퇴사한 후 유 전 본부장과 유원홀딩스라는 부동산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유원은 유 전 본부장의 성인 ‘유’와 공사 내 가장 높은 직책을 나타내는 숫자 ‘원(1)’을 합친 것으로, 유 전 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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