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민주당 대선 경선의 첫 분수령으로 꼽혔던 호남 경선이 진행됐는데요.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의 6연승은 저지했지만, 이른바 '이재명 대세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도 사퇴 여부를 묻자, 발끈하기도 했는데, 관련 내용을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민주당 대선경선의 첫 분수령이란 평가를 받았죠? 호남의 선택! 역시나 전략적이었습니다. 의원직을 내놓고 영산강에 배수진을 친 이낙연 전 대표. 고향인 광주·전남에서 첫 승리를 안겨줬죠? 덕분에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선 6연승을 저지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지난 25일) : 오늘 더 큰 희망의 불씨를 발견했습니다. 후보들의 진면목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이 아시게 되고요.]

그런데 이 희망의 불씨, 기세가 좀 약했습니다. 이 지사와의 표차, 122표에 불과했죠. 결국 호남평야를 지나지 못하고, 전북에서 사그라졌는데요. 득표율 54.55%, 큰 격차로 이 지사가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호남 전체로 봐도, 이 지사가 이 전 대표를 앞섰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어제) : 압도적 경선 승리로 내부 균열을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여 주고자 하는 호남 집단지성이 발현된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압도적 경선 승리,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염두에 둔 발언인데요. 그 기준이 되는 누적득표율. 53.01%로 여유가 있습니다. 이번 호남 경선 결과를 놓고 이재명, 이낙연 양 캠프는 엇갈린 해석을 내놨는데요. 이낙연 캠프는 이 전 대표가 신승한 '광주·전남' 경선 결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종민/이낙연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거 그냥 여기서 끝내긴 조금 불안하다. 이게 광주·전남 민심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광주·전남 경선의 중요한 점은 결선투표가 필요하다라고 하는 호소가 그게 먹힌 거예요.]

'전략적 투표'를 해왔던 광주와 전남이 결선투표에 힘을 실었다는 겁니다. 반면, 이재명 캠프는 대세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입장입니다. 광주와 전남북을 합친 '호남의 선택'은 이재명이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는데요. 광주·전남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전을 했다, 자평했습니다.

[김병욱/이재명 캠프 직능총괄본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우리 이낙연 후보님께서 전라남도 지사도 하셨지 않습니까? 거기서 국회의원도 3선인가 4선을 하셨고 모든 것을 감안해서 바라본다면 저는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선전한 것이고…]

'호남의 선택'이 참으로 절묘하고, 신묘했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습니다.

[박찬대/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낙연 후보에 대한 체면도 살리고 그다음에 이재명이 대세다라고 하는 그 기조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토요일 날은 절묘하고 그다음에 일요일 날은 아주 신묘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닌가.]

호남 경선을 앞두고 불거진 '대장동 의혹'! 이재명 캠프에서도 걱정이 컸는데요. 일단 호남의 선택에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결선투표행이냐, 이재명 대세론이냐! 양 캠프에서 자유로운 제3자의 시선은 어떨까요?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전북까지 만약에 이낙연 전 대표가 좀 앞서갔다면 아마 결선의 가능성도 열렸을 텐데 제 생각에도 전북에서 다시 또 이재명 지사 대세론이 좀 확인이 됐기 때문에…]

[최창렬/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JTBC '아침&') : 광주·전남과 전북이 달랐다 하더라도 결과가 전체적으로 호남에서 결국은 이재명 대세론이 확인됐다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싣는 모습인데요. 당내에선 좀 더 직설적인 평가도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이낙연 후보의 주 지지 지역인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50% 밑으로 끌어내렸어야 됩니다. (역전은 물론) 결선투표도 사실상은 물 건너갔다.]

이 지사의 독주 속에 김두관 의원은 경선 하차를 선언했죠?

[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우리는 원팀으로 단결을 해서 4기 민주 정부를 반드시 세워야 합니다. 오로지 그것 하나 때문에 사퇴를 합니다. 적임자는 저는 이재명 후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세균 전 총리에 이은 두 번째 경선 포기인데요. 오늘은 이낙연 전 대표까지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최소한 이낙연 후보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보면 됩니까?) 그런 질문을 마구 하십니까? 미안하지 않으세요? (아니요. 뭐 그런 의미는 아니고요. 이런 예상들이 나오는 가운데 본인의 의지를 더 확고히 답변으로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제 책임을 다할 겁니다.]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아직 대선까지 5개월이나 남았다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습니다. 그 무슨 일, 아마도 '대장동 의혹'을 염두에 둔 듯합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은 큰 그림 중에 코끼리다 치면 코끼리 다리도 나오고 귀도 나오고 하는 상황이겠죠. 그러나 언제일진 모르지만 코끼리 전체가 그려지지 않겠나 싶네요.]

차차 모습이 드러날 거라며, 어렴풋하게나마 짐작은 하고 있다, 슬쩍 연기를 피웠는데요. 그런데 이 코끼리, 이재명 캠프에선 주인이 따로 있다는 입장이죠?

[박찬대/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뭔가 부정한 이익이 공유되지 않았나, 그 주체가 이재명이다'라고 하는 맹공이 있었는데 오히려 자꾸 캐면 캘수록 국힘 관련자들만 나오게 되고, 첫 번째로 드러난 그 내용은 바로 (곽상도 의원의 아들) 퇴직금 50억원이었던 것이거든요.]

이낙연 캠프에선 이번 주말, 50만 명이 참여하는 2차 슈퍼위크 투표에 희망을 걸고 있는데요. 사실상 이번 대선 경선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거란 분석입니다.

이재명 지사, 경선 와중에 예능 나들이에도 나섰는데요. 주고받는 덕담 속에 뼈있는 농담도 오갔습니다. "지금보이는 데, 점이 여러 군데 있다"(양세형)라며 이른바 '김부선 스캔들'을 슬쩍 건드리자, "부모님께 물려받은 훌륭한 유산이 있다. 온몸에 점이 없다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받아 넘겼습니다. 예능이라서 그런 걸까요? 예전보다 반응이 많이 유해졌습니다.

[정세균/전 국무총리 (7월 5일) : 소위 말하는 스캔들…에 대해서 '근데 그 얘기는 이제 그만합시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재명/경기지사 (7월 5일) : 제가 혹시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이 지사는 '나에게 윤석열이란' 질문도 받았는데요. '반드시 이겨야할 경쟁자'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청률 경쟁에서도 질 수 없었나 봅니다. 지난 주에 윤 전 총장도 같은 프로에 출연했었는데요. 시청률 9%로 7.4%를 기록했던 윤 전 총장을 제쳤습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거짓말 탐지기에 딱 걸렸던 이 지사, 내심 좋아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는 일요일엔 이낙연 전 대표 편이 방송되는데요. 하필 2차 슈퍼위크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그날입니다. 경선 결과가 아무래도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은데요. 광주·전남에서 느꼈던 승리의 짜릿함,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 노래로 정리합니다.

♬ 오마이걸 - 살짝 설렜어 난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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