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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가계대출 옥죄기…주담대·신용대출 이어 주식 '빚투'도 한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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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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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관리 범위가 넓어진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이어 이번엔 주식시장 신용공여(빚투)다.

명분은 투자자 보호다. 주식 시장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빚투에 따른 손실 위험성이 크다는 논리다. 속내엔 '빚' 관리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소비자 경보 발령 형식의 '구두 개입'에 이어 13개 증권사에 직접 신용 공여 규모 한도 관리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한도 관리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급증한 '빚투'…반대 매도도 연중 최대

27일 금융감독원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주식 신용 융자 잔고는 25조 7000억원으로 지난 3월말 6조6000억원 대비 약 3.9배 뛰었다. 코스피 14조원, 코스닥 11조7000억원이다. '소바지 경보' 발령을 한 근거다.

지난달 기준 신용 거래 관련 반대매도 금액은 일평균 84억8000만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도는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까지 투자자가 못 갚을 경우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신용거래를 통해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경우 주가 상승시 추가 이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 손실이 발생한다. 신용거래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신용 '거래 담보 유지 비율 미달 → 증권사 반대매도 물량 증가→ 주가 급락' 등의 연쇄 작용으로 투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투자한 주식 가격이 하락해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에 미달되면 증권사는 추가담보 납입을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담보가치가 신용융자 잔액의 140% 이상 되도록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투자자는 통상 다음 영업일까지 현금으로 추가 담보를 납입해야 한다.

문제는 납입기간 중 주가가 더 하락하면 납입할 금액이 불어난다. 투자자가 기한 내 추가 담보를 납입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주식을 전일종가에서 일정비율(통상 15~20%) 할인한 가격으로 매도주문을 하는데 이 때 반대 매도하는 금액이 담보부족액보다 많을 수 있다.


빚투 위험하다…1차 구두개입 & 한도 관리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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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경제-금융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9.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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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발언, 금융당국의 '소비자 경보' 발령 등은 일단 위험성을 상기시키는 구두개입 성격이 짙다. 기준금리 인상과 코스피·코스닥 지수 하락이라는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부담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져 손실이 난다 해도 자기자본 내에서 투자했을 때와 빚내서 투자했을 때 본인과 가계 재산에 미치는 영향 차이는 크게 다를 것"이라며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용융자 잔고를 선제적으로 조정하시는게 좋겠다는 메시지를 개인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게 가계 빚이 최우선 관리 과제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빚투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금융당국은 구두개입에 이어 사실상 한도 관리에 돌입했다. 금감원은 27일 오후 13개 증권사 리스크 담당 임원과 영상회의를 열어 증권사별 신용융자 현황 등을 점검하고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 신용공여 한도 '조정' 카드를 꺼내지는 않았지만 한도 '관리' 방식으로 한도 조정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로 대부분 증권사는 한도가 찰 때까지 융자를 해준다. 금융당국이 10~20% 여유를 두라는 메시지를 던진 만큼 증권사별로 자체 관리를 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개별 투자자의 대출 용도나 보유자산, 신용점수, 변제 계획 등을 확인한 후 신용융자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방식으로 한도 관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신용거래융자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당국에 제안한 바 있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신용융자담보가 25조원인데 그만큼 투자자가 늘었다. 작년 동학개미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 자체가 2배가 된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빚투가 현재 위험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가계부채가 증가를 억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신용거래융자도 결국 가계부채로 잡힌다. 그래서 같이 억제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로 억제하기 위해서 더 강한 규제 적용하는건 시장 측면에서도 좀 신중할필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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