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김만배 “로비 없었다… 퇴직금 50억은 산재 때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화천대유 대주주 경찰 출석

“빌린 회삿돈, 운영비로 써” 부인

포토라인 자청해 적극 해명나서

초호화 법률 고문단 구성 관련엔

“좋아하던 형님들… 대가성 없어”

경찰, 473억 사용처 집중 추궁

세계일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최대 주주 김만배 씨가 27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서울 용산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법은 없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거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가 27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자신과 화천대유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55분쯤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포토라인에 섰다. 취재진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포토라인은 통상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할 때 만들어진다. 김씨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조사 일정이 언론에 알려지자 포토라인에 서겠다고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변호인 없이 혼자 경찰서에 도착했고, 5분가량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이어갔다.

김씨는 이번 의혹이 ‘정치권 게이트’가 아니냐는 질문에 “여러분들이 염려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정치권 로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외부 도움 없이 화천대유와 개인 투자자 6명의 천화동인 1∼7호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 뜰’ 지분 6%를 확보해 4000억원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게 가능했겠느냐는 세간의 의혹과 거리가 있는 해명이다.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받은 50억원에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는 “억측이 있다”며 “기본 퇴직금이 5억원 정도로 책정이 돼 있는데, 회사가 계속 성과가 있으니 이사회나 임원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퇴직금 액수가 너무 크지 않냐’는 질의에는 “그분(곽 의원 아들)이 산재를 입었는데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라 그분이 대답하지 않는 한 말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는 산재 위로금 성격까지 감안해 45억원을 더 줬다는 뜻으로 풀이되나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는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 딸의 퇴직금과 관련해서는 “그분은 아직 퇴직 처리가 안 돼 결정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회삿돈을 빌린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서도 “운영비로 썼다”며 “계좌에 다 나와 있고, 경찰 조사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여금은 9월부터 상환하기로 했는데 일이 터져 정리를 못 하고 있었다”며 “순차적으로 바로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총선이 열린 지난해 김씨가 화천대유 자금을 인출해 현금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기사를 쓰는 것은 자유지만 (오보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유명 법조인들이 참여한 법률 고문단과 관련해 “좋아하던 형님들이고 정신적, 심리적으로 많은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이라며 “대가성은 없었다. 뜻하지 않게 구설에 휘말리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고문단에는 박 전 특검을 비롯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지난해 9월 퇴임한 권순일 전 대법관,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 등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전직 고위 법조인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화천대유 법인으로부터 473억원을 빌린 경위와 사용처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김씨는 현재 참고인 신분이어서 경찰은 김씨의 개인 계좌를 들여다보는 등의 강제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김씨에게 배임이나 횡령 혐의가 적용돼 피의자로 정식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FIU에서 통보한 의혹·의심 계좌의 금융거래와 관련된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에서 내사 중인 화천대유 내부자는 김씨와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등 3명이다. 경찰은 앞서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 대표 역시 회사에서 26억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고, 다른 경영진과 함께 12억원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명은 천화동인 법인 관련 대표로 전해졌다. FIU 의심거래 확인 요청 외에 경찰에 제출된 화천대유 관련 고발장은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