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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뚝심과 소신으로 선발…벤투 감독, 최대 위기 이란 원정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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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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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지옥의 이란 원정을 넘을 해법은 있을까.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27일 10월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두 경기에 나설 27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7일 홈에서 시리아를 상대한 후 12일 이란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9월 축구대표팀은 불안하게 예선의 문을 열었다. 첫 경기 이라크전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안방에서 한 수 아래 팀을 상대로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넘는 데 애를 먹었다.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는 과거에 비해 눈에 띄지 않았음에도 답답한 90분을 흘려보냈다. 이어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도 1-0 승리하긴 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결과가 나빴던 만큼 벤투 감독의 선수 선발에 물음표가 제기됐다. K리그2에서 뛰는 조규성(김천 상무)을 선발했고, 뽑은 수비수 중 5명은 아예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공격 쪽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변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지난 9월의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에도 전문 스트라이커로 황의조(지롱댕 보르도)와 조규성 두 명만을 선발했다. “손흥민이나 황희찬, 나상호, 이동준, 송민규까지 스트라이커로 활약할 수 있다. 원톱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도 있다. 다른 시스템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라는 게 벤투 감독의 설명이지만, 그는 부임 후 포메이션에 큰 변화를 준 적이 없다. 거의 원톱을 기조로 하는 4-2-3-1, 혹은 4-1-4-1 포메이션을 지키고 있다. 10월 들어 갑자기 투톱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말에 모순이 있다는 뜻이다.

이강인(마요르카)을 뽑지 않은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선수이지만 지난 9월에 이어 이번에도 외면했다. 대신 센터백과 사이드백을 각각 5명씩 총 10명 선발하는 방식은 고수했다. 여기에 골키퍼를 4명이나 뽑았다. 수비 쪽의 무게감을 유지, 혹은 강화했다. “밸런스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간단한 답을 내놨지만 이번에도 지난 9월과 비슷한 수준의 공격력을 보인다면 보탬이 될 만한 공격 옵션인 이강인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0월은 대표팀에 분명 위기다. 지옥의 이란 원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래 이란에 약하다. 상대전적에서 9승9무13패로 열세다. 지난 2011년1월 아시안컵 이후 10년 넘에 승리하지 못했다. 최근 6경기 상대전적은 2무4패다. 게다가 이란 원정에선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7경기에서 2무5패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게 이란은 공포의 대상이지만 벤투 감독은 이란전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을 내놓지 않았다. “첫 경기 시리아전에 집중한 후 이란전을 생각할 예정”이라면서 홈 경기부터 신경쓰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는 이란을 분석하고 대비하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경기에 비해 큰 비중을 두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10월 목표로 승점 6을 설정했다. 그는 “어렵겠지만 6점을 얻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란 원정에서도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패배할 때의 시나리오다. 아무리 시리아를 이겨도 이란에 패하고 돌아온다면 벤투 감독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11월 경기 내용과 결과에 따라서는 자리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잘 되면 뚝심이고 안 되면 고집이다. 결국 결과에 따라 벤투 감독을 보는 시선과 평가, 입지가 달라진다. ‘마이 웨이’를 가는 벤투 감독의 10월은 어떤 결과를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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