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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장제원·곽상도 아들이 쏘아올린 '아빠 찬스' 논란…野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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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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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10.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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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아들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경찰 폭행까지 저지른 장제원 의원의 아들, 그리고 성남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일으킨 리스크다.

국회의원의 아들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연좌제를 묻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조국 사태' 이후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공정'의 가치를 건드리고 있는 게 문제다. 그 핵심에는 '아빠 찬스' 논란이 있다.


집행유예 기간에 무면허 음주운전+경찰 폭행이 불구속?

장제원 의원의 아들이자 유명 래퍼인 노엘(21·장용준)은 지난 19일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음주 측정을 하려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노엘은 2019년에도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냈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던 바 있다. 이번 사고는 집행유예 기간에 난 것이었다.

그런데 노엘은 '불구속 수사'를 받았다.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포인트다. "일반적인 범죄자면 과연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노엘에 대한 불구속 수사는 3선 국회의원이자,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장제원 의원 덕 아니냐는 것이다.

장 의원과 노엘은 고개를 숙였다. 장 의원은 "아버지로서 참담한 심정이다. 사법당국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해주길 바란다. 국회의원으로서 이번 아들과 관련된 사건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장 직에 대한 사의도 표명했으나, 윤 전 총장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엘은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민심은 싸늘하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장씨가 구속되지 않은 것은 불공정한 부모 찬스다. 장 의원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장제원 국회의원 직 박탈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는 게시 수일 만에 10만명을 넘어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향해 올라가는 중이다.


'화천대유' 대리님의 퇴직금은 50억원? 문제가 없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는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대장동 개발 시행사 '화천대유'에서 일했다. 그리고 최근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특혜 의혹'의 중심인물이자 법조 기자 출신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모씨와 검사 출신인 곽 의원 간 연결고리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곽 의원은 결국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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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스1) 김영운 기자 = 곽상도 무소속 의원. 2021.4.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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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화천대유'는 '50억원 퇴직금'에 대해 이명과 어지럼증 등에 대한 위로금 성격이 컸다고 했다. 곽 의원은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강조하며 "6~7년 아들이 회사에서 일하고 나름대로 기여한 것은 맞는데 일확천금한 것처럼 박하게 평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병채씨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나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며 자신의 퇴직금을 정당화했다.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퇴직금 50억원'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열심히 일한다고, 어지럼증이 있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라는 것.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리'였던 병채씨의 퇴직금이 국내 30대 그룹 전문경영인들과 비교해봐도 4위에 해당한다고 비꼰 게시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곽상도 아들로 못 태어난 게 죄"라는 허탈한 자아비판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야기한 곽 의원과 병채씨에 대한 비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온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만 바보가 됐다. 월급 250만원에 6년 근무에 '50억원 퇴직금'이 말이 되나"고 글을 썼다.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명과 어지럼증 때문에 산재 위로금 50억원을 받은 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일 것이다. 산재 사망도 5억원이 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아빠 찬스'에 흔들리는 '공정' 코드

두 국회의원 아들이 일으킨 사건은 2030세대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공정'의 가치를 건드리고 있다. 집행유예 기간에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고 경찰까지 폭행했지만 구속이 되지 않은 것, 일개 대리가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것 모두 '아빠 찬스'가 아니냐는 것이다.

'공정'은 보수 야권이 재기할 수 있었던 코드였다. '조국 사태'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공격하면서, 동시에 '공정'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뭉쳐온 국민의힘이다. 지난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2030세대의 '몰표'를 받으며 압도적 대승을 거둘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현재도 30대 이준석 대표,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와 갈등을 벌이다 야권으로 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 흙수저 신화 홍준표 의원 등을 앞세우고 있다.

그런데 '아빠 찬스' 논란을 계기로 국민의힘의 '공정 코드'가 휘청이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권 지지자들은 왜 노엘과 곽상도 아들에게는 '공정'을 외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친여 성향을 보여온 류근 시인은 페이스북에 곽 의원 아들 건을 두고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조국 전 장관을 성토하던 젊은이들의 박탈감과 배신감을 이해하고 옹호하던 언론과 야당의 공감능력 아직도 안녕하신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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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학생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집행유예 기간 중 무면허 음주운전 및 경찰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래퍼 노엘(장용준)의 아버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노엘은 지난 18일 오후 서초구 반포동에서 무면허 음주운전 중 접촉사고를 냈다. 장 씨는 음주측정에 불응하고 경찰의 머리를 들이받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021.9.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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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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