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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메타버스 ETF 상장 임박…네이버·하이브·LG이노텍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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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몸집을 불려가는 가운데 점유율 확대를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에 나서는 한편 신규 테마형 ETF 상품 출시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ETF 테마는 메타버스다. 삼성, 미래에셋, KB, NH아문디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메타버스 ETF가 동시 상장을 앞두고 있어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 해외에서는 이미 메타버스가 ETF 시장의 ‘핫’ 트렌드로 떠올랐지만, 국내에서 메타버스 ETF가 출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장이 막 열리는 단계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데다 최근 투자자 관심이 뜨거워 운용사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관련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ETF 상품이 없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이 치열한 이유”라며 “메타버스는 지난해 BBIG의 뒤를 잇는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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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시에서 메타버스가 유망한 투자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ETF 시장에서도 관련 상품 출시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의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Zepeto)’.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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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포스트 BBIG로 부상

▷공모펀드 시장서도 뭉칫돈 몰려

올 들어 ETF 시장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2019년과 지난해 51조~52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8월 말 기준 64조187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52조365억원)과 비교해 무려 12조원 넘게 늘어났다.

빠르게 몸집을 불리며 새 투자 대상을 찾던 ETF 시장은 메타버스에 주목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부터 메타버스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에 따르면 2019년 464억달러였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30년 1조50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메타버스 ETF의 인기도 국내 자산운용사들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출시된 미국 메타버스 ETF인 ‘Roundhill Ball Metaverse ETF(META)’는 출시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운용 규모가 1억달러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초월’을 뜻하는 ‘Meta(메타)’와 ‘우주, 경험세계’를 뜻하는 ‘Universe(유니버스)’의 합성어 메타버스는 쉽게 말해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다. 기존 가상 공간이 현실과 괴리된 방식으로만 존재했다면 메타버스는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다. 가상 공간의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 결부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은 메타버스가 체감하기 어렵고 아직은 먼 얘기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인공지능(AI)의 발달과 가상현실, 증강현실(AR), 디지털 트윈(DT) 등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플랫폼 개념으로는 네이버의 3D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인 ‘제페토(Zepeto)’가 대표적이다. 제페토는 지난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 10대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젊은 층의 투자 키워드로 메타버스가 부각되면서 운용업계의 관련 상품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말 선보인 ‘KB글로벌메타버스경제’ 펀드와 ‘삼성글로벌메타버스’ 펀드는 세 달여 만에 각각 631억원, 637억원을 끌어모으며 펀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자체 상품을 내놓는 증권사도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9월 3일 국내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하는 ‘신한 FnGuide 메타버스 ETN’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ETF 상품을 만들어내는 배경이다.

메타버스 ETF 4종 10月 출시

플랫폼·게임·엔터·IT 업종 편입 전망

새로 선보이는 메타버스 ETF 4종은 10월 중에 나온다. 미래에셋·KB·NH아문디자산운용은 패시브 ETF를,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 ETF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시브 ETF는 메타버스 관련 지수를 벤치마크로 설정해 움직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FnGuide 메타버스테마지수’, KB자산운용은 ‘iSelect 메타버스지수’, NH아문디자산운용은 ‘FnGuide K-메타버스 MZ지수’를 각각 추종한다.

FnGuide 메타버스테마지수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메타버스’ 키워드 기반 머신러닝을 통해 유사성이 높은 10종목을 선정해 지수를 구성한다. 네이버, 하이브, LG이노텍,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카카오, LG디스플레이, 엔씨소프트, 위지윅스튜디오, 자이언트스텝 등이 포함된다. iSelect 메타버스지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카카오, 하이브, 넷마블, 위지윅스튜디오 등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FnGuide K-메타버스 MZ지수는 메타버스 산업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술과 관련된 종목으로 구성된다. 네이버, 펄어비스, 하이브, LG이노텍, LG유플러스, 현대모비스, SK텔레콤, 엔씨소프트,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담고 있다.

추종하는 지수는 모두 다르지만 구성 종목은 대동소이한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를 비롯해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LG이노텍, 위지윅스튜디오 등이 공통으로 들어간다. 큰 테마로 보면 플랫폼, 게임, 엔터테인먼트, IT 업종을 골고루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액티브 ETF를 준비 중이다. 벤치마크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수시로 편입 종목을 변경할 수 있다. 메타버스 산업의 빠른 변화와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메타버스 산업은 아직 명확하게 자리 잡히지 않은 분야다. 서로 다른 지수를 추종한다고 해도 편입 종목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다른 패시브 ETF와 차별화하고, 향후 관련 상장 종목에 더 빨리 대응하기 위해 액티브 ETF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할 주도주를 찾기 힘든 최근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메타버스 ETF에는 관련 산업이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메타버스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 메타버스 산업과 직결되는 종목이 많지 않아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글로벌 메타버스 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Roundhill Ball Metaverse ETF의 경우 9월 22일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8.05%의 엔비디아(NVIDIA)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의 7.61%보다 편입 비중이 높다. 이 밖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을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6.94%, 페이스북(FACEBOOK) 6.65%, 스냅(SNAP) 4.88% 등 명확하게 메타버스 기업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기업이 대부분이다. 국내 주요 메타버스지수의 편입 종목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타버스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어떤 종목이 그 과실을 따 먹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인 메타버스 산업은 어떤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지금 메타버스 수혜 종목으로 분류된 기업 가운데 가까운 시일 안에 도태되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타버스 ETF 수익률이 산업의 성장성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메타버스 생태계가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7호 (2021.09.29~2021.10.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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