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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IS-K "위구르족이 아프간 자살테러" 이례적으로 밝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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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매체 "국제적 관심 모으고 위구르족 탄압하는 중국 압박 위해"

연합뉴스

지난 8일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한 아프간 모스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부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 무장조직이 테러범에 대해 '위구르족 무슬림'이라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분파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테러 당일 성명에서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주장하면서 "순교자는 탈레반이 추방하려고 한 위구르족 무슬림"이라고 밝혔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IS-K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중국 내 위구르족과 자신들의 폭탄테러를 연관시킨 것은 처음"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중국의 신장(新疆) 정책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미국 등 서방에서는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강제수용소를 세워 위구르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해당 수용소는 직업재교육 시설이며, 현지 극단주의에 대항해 싸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신장 지역과 국경을 맞댄 아프간이 미군 철수 후 혼란에 빠지자 신장에도 영향이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신장 위구르족 분리주의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활동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ETIM이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아는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자신들이 ETIM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여러 차례 중국에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IS-K 등 다른 이슬람 조직의 활동을 진압하지 못하고 있어 아프간이 테러범들의 소굴이 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라파엘로 판투치 연구원은 IS-K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의 근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SCMP에 "IS-K에 자살폭탄 테러를 기꺼이 감행하겠다는 위구르족 전사가 있다면, 중국은 이제 자국에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할 사람을 보낼 조직과 맞닥뜨리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국가로 보인다"며 "테러집단 입장에서는 중국을 때리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관심을 받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안보 전문가 리웨이(李偉)는 "IS가 중국인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게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IS가 ETIM과 가까워진 지금은 중국의 해외 이익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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