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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삼겹살보다 비싼 상추, 집에서 키워 먹자… LG 식물재배기 ‘틔운’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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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식물재배기 LG 틔운은 가로·세로폭이 각각 59㎝, 높이는 80㎝로 소형 냉장고보다 크다. 무게는 70㎏으로 성인 남자 2명이 들어야 움직일 수 있다.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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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14일 채소, 허브, 꽃 등을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재배기 ‘LG 틔운’을 출시했다.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한 후 1년 만에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디자인을 개선한 양산품을 내놓은 것이다.

LG 틔운은 식물재배에 필수적인 흙과 햇빛 없이 물과 영양제로 키우는 수경재배(水耕栽培·흙 없이 작물을 키우는 농법) 방식의 식물재배기다. 모종을 공급받아 키우는 기존 식물재배기와 달리 씨앗키트를 설치해 발아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플라츠에 설치된 LG 틔운 체험존에 다녀왔다.

식물재배기 시장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의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 전망에 따르면 국내 식물재배기 시장은 2019년 100억원에서 2023년 5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교원 웰스의 웰스팜 식물재배기가 누적 판매량 4만대를 기록하면서 시장을 선점했는데, LG전자가 식물재배기를 내놓은 만큼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 틔운의 외관 디자인은 와인 32병을 보관할 수 있는 와인셀러와 비슷하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59㎝, 높이는 80㎝로 소형 냉장고보다 크다. 색상은 네이처 그린, 네이처 베이지 등 LG 오브제컬렉션 색상이 적용됐다. 무게가 70㎏으로 성인 남자 2명이 들어야 움직일 수 있다.

LG 틔운은 크고 무거운 무게 때문에 냉장고와 같이 프리스탠딩 방식으로 제작됐다. 싱크대에 올라가는 카운터탑 방식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LG전자는 주방이 아닌 거실, 서재, 안방 등에 LG 틔운을 설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제품 내부에 물통이 내장돼 집안 어디라도 설치할 수 있다.

제품 내부에는 씨앗키트를 심을 수 있는 2개의 선반이 위·아래에 있다. 선반마다 3개의 씨앗키트를 심을 수 있는데, 씨앗키트 1개에 총 10개의 식물이 자라는 만큼 한번에 최대 60개의 모종을 수확할 수 있다. 최대 12개 모종을 수확하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5배 많은 수확량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상추, 시금치, 깻잎 등 엽채만 키울 경우 3~4인 가구가 일주일에 2~3번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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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틔운은 2개의 선반이 위·아래에 있고, 각 선반마다 3개의 씨앗키트를 심을 수 있다. 씨앗키트 1개에 총 10개의 식물이 자라는 만큼 한번에 최대 60개의 모종 수확이 가능하다.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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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틔운에 냉장고의 온도조절 시스템, 정수기의 급수 제어 솔루션, 에어컨의 공조 기술을 탑재했다. 식물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간대에 맞는 적정 온도를 구현했고, 하루 8번 자동으로 물을 공급해 식물이 깨끗한 물을 먹고 잘 자랄 수 있도록 했다. 또 제품 내부의 공기흐름을 제어하는 동시에 외부공기를 막아 벌레 등 이물질 유입을 막았다.

제품 상단에는 햇빛 대신 식물을 성장시키는 발광다이오드(LED)를 내장했고, 내부 마감재는 빛 반사율을 높이기 위한 소재를 사용했다. 식물이 광합성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제품 전면에는 다중 투명 도어를 적용, 식물이 성장하는 모습을 외부에서 눈부심 없이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LG 틔운은 식물이 처음 싹을 틔우는 발아부터 떡잎을 맺고 성장해 나가는 모든 과정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식물재배기와 가장 큰 차이다. 식물을 먹기 위해 재배하는 데서 나아가 식물재배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적 만족감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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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틔운은 씨앗키트 패키지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채소와 허브, 꽃을 키울 수 있다. 씨앗키트의 가격은 엽채 3만원, 허브 3만6000원, 꽃 4만2000원이다. 패키지는 씨앗키트 3개로 구성된다.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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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틔운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인 플랜테리어(Planterior)에 최적화된 가전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식물재배 목적을 넘어 세상에 없던 인테리어 가전으로 틔운을 내세운 것이다.

LG전자가 채소, 허브와 함께 꽃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틔운에서 자라는 꽃의 성장과정을 감상할 수 있고, 꽃을 수확해 꽃병에 꽂거나 말려 드라이플라워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LG전자가 제공하는 꽃 씨앗키트는 메리골드, 비올라, 촛불 맨드라미 등이다.

LG 틔운의 출고가는 149만원으로 기기를 구입하면 전문 관리 매니저가 6개월간 두 차례에 한해 성능 점검, 기기 청소 등 케어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씨앗키트는 3개 기준 엽채 3만원, 허브 3만6000원, 꽃 4만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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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틔운에서 키운 식물을 책상이나 테이블 등에서 감상할 수 있게 돕는 액세서리 LG 틔운 미니를 출시할 예정이다.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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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부분도 있다. 잎을 계속해서 따먹을 수 있는 경쟁사 식물재배기와 달리 한번 수확하면 그 자리에서 다시 자라지 않는다. 또 식물 성장을 위해 하루 14시간 이상 LED 조명을 켜놔야 하는 점도 경쟁사(8시간)와 비교해 아쉽다. 발아가 된 모종이 아닌 씨앗 파종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발아가 잘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확까지 최소 4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채소는 4주, 허브는 6주가 지나야 수확할 수 있다. 꽃을 보기 위해서는 약 8주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매달 렌털비를 내고 LG 틔운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은 최소 한 달에서 두 달을 아무런 수확 없이 렌털비만 지불해야 한다.

LG전자는 틔운에서 키운 식물을 사무실 책상이나 거실 테이블, 침대 협탁 등에 옮겨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전용 액세서리 LG 틔운 미니를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주방에 설치할 수 있는 빌트인 모델과 크기 및 무게를 줄인 소형 모델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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