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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사가 ‘그분’이 아니라면 누구? 여권 고위층 연루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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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투자사인 천화동인 1호의 실제 소유주로 언급한 ‘그분’은 누구일까. 김씨는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했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투자한 회사로 대장동 사업에 1억465만원을 출자해 1208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도박판에서도 보기 힘든 1154배의 잭팟을 터뜨렸다. 그 수익 중 절반인 600억여원이 그분 것이라는 얘기다.

조선일보

이재명(오른쪽) 경기도지사가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악수를 하는 모습. 유씨는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기획 및 사업자 선정 등 핵심적 역할을 했다. /경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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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핵심인 남욱 변호사는 “그분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화천대유에 대장동 개발 수익의 상당부분이 가도록 특혜를 준 당사자가 유 전 본부장이긴 하지만 김씨가 연하인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했다. 두 사람은 ‘형·동생’ 사이로 지냈는데 유 전 본부장이 동생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분’은 유 전 본부장의 윗선일 가능성이 높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을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설계해 줄 수 있도록 뒤를 봐준 사람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유 전 본부장에게 이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나 성남시 고위층일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공석이었다. 그래서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 역할을 했다. 결국 성남시 고위층으로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화천대유가 개발 이익 상당부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추가 이익 환수 장치를 배제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결정 과정에 이 지사가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지사가 추가이익 환수 장치가 들어가 있지 않다는 사실 자체는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이 지사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인지를 가리려면 추가이익 환수장치를 배제하는 결정에 이 지사가 사인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검찰이 성남시를 뒤늦게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 서류가 나오는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만일 이 지사가 이를 알고도 사인을 했다면 배임 혐의를 피하기 힘들다. 이 지사가 화천대유에 엄청난 특혜가 가는 것을 알고도 묵인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김씨가 언급한 ‘그분’이 이 지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심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야당 측에선 “이 지사가 천화동인 실소유주인 ‘그분’ 아니냐”고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자신이 민관합동 개발이라는 큰 설계를 하긴 했지만 이익을 어떻게 분배했는지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분’도 아니라고 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지사도 수사대상”이라고 했다. 다만 ‘그분’에 대해선 “정치인 그분(이 지사)을 얘기하는 부분은 아니다”고 했다가 나중에 “단언할 수 없다”고 물러섰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선 ‘그분’이 2014년 당시 이 지사보다 더 높은 여권 고위층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당시 이 지사와 가까운 여권 고위층이 천화동인에 참여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천화동인 1호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었던 이화영 킨텍스 사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한성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화영 사장은 대표적인 친노 진영 인사로 여권 내 발이 넓고 이 지사와도 가깝다. 이 때문에 여권의 고위층 인사가 대장동 개발에 관련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화영 사장이 실제 대장동 사업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이한성씨가 대장동 사업에 깊이 관여한 정황은 많다. 야권에선 “그분이 이 지사가 아니라면 당시 더 고위층 인사였을 수 있다”면서 “이 인사가 이 지사의 후견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모든 의혹은 김만배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해봐야 진위를 가릴 수 있다. 김씨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녹취록에서 언급한 그분에 대해 “그분은 없다”고 말을 바꿨었다.

[배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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