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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8년 만의 완봉승, 흔들리며 핀 꽃이라 “더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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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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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이 2013년 이후 무려 8년 만에 두 번째 완봉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재학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9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져 1피안타 3사사구(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6패)을 수확했다.

이재학은 이날 완봉승으로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의 기쁨을 맛봤다. 2013년 7월 31일 SK(현 SSG)전에 9이닝 무실점 승리 이후 무려 2998일 만에 완봉승. 당시 이재학은 9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3사사구 12탈삼진을 기록하며 자신의 첫 완봉승이자, NC의 창단 첫 완봉승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8년. 이재학은 잊혀져가던 완봉승의 기쁨을 다시 맛봤다. 하지만 2013년과 8년 후의 이재학의 모습은 달랐다. 8년 전 ‘토종 에이스’라 불렸던 이재학은 지난 8년 동안 여러 부침을 겪으며 지금은 선발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는 위치에까지 몰렸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에 성공했지만 이후 부침을 겪었고, 특히 팀이 우승한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도 탈락하며 창단멤버임에도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한 아픔도 겪었다.

올 시즌에도 부진이 계속됐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두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크게 부진하면서 두 달 간 2군에 머물렀고, 6월 대체선발 신분으로 콜업된 뒤 계속해서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으나 기복이 있었다. 하지만 후반기 다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꿰찬 이재학은 우여곡절 끝에 두 번째 완봉승을 거두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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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이 개선됐다. 기복이 있었던 투구폼을 일정하게 가져가려는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영점이 잡히면서 제구가 향상됐다. 또 유리한 볼카운트를 가져가기 위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승부를 가져간 덕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고, 주무기 체인지업 역시 데이터 팀의 조언에 따라 전략을 수정한 뒤 위력이 향상됐다. 이재학 스스로 “오늘처럼만 던지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만족할 만한 내용의 경기를 펼쳤다.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완봉승이라 이재학에게 더 의미가 깊었다. 이재학 역시 첫 완봉승보다도 이날 거둔 완봉승이 더 기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재학은 “2013년에는 처음이라 기분도 좋았지만 정신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동안 부진하던 도중 기록한 완봉승이라 지금이 더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팀이 힘겨운 상황에서 나온 완봉승이라 더 기쁘기도 했다. 현재 치열한 5위 싸움을 진행 중인 NC는 이번주 7연전이라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 잠실 경기를 마무리하고 창원으로 내려가는 NC는 주말 이틀 동안 LG와 더블헤더 포함 3연전을 치러야 한다. 강행군 속에서 불펜 관리는 필수. 하지만 이재학의 완봉승 덕에 NC는 불필요한 불펜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이재학도 “팀이 순위싸움을 힘겹게 하는 중인데 불펜을 아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라며 기뻐하기도 했다.

흔들리며 핀 꽃. 8년이라는 시간 끝에 ‘딸기’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피었다. 두 번째 완봉승으로 8년 전 ‘토종 에이스’라는 기억을 다시 떠올린 이재학이 이를 발판 삼아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재학이 팀의 가을야구 진출과 동시에 팀과 자신의 명예를 함께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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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C다이노스 제공, 2013년 첫 완봉승 당시 이재학(연합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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