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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Pick] 70대 한인 '묻지마 폭행'한 美 남성…몇 시간 만에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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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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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70대 한인을 상대로 한 인종 차별 범죄가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가 체포 몇 시간 만에 풀려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2일 미국 A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사무엘 강(70) 자유대한지키기운동본부 회장은 지난달 20일 아침 캘리포니아주 LA 한인타운에서 낯선 남성에게 공격을 받았습니다.

강 회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지나가던 남성이 내게 다가와 욕설을 퍼부으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여러 차례 소리쳤다"면서 "그냥 꾹 참고 있었는데 더 가까이 오더니 내 얼굴을 정면으로 가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안경을 쓴 채로 폭행을 당했다"며 "깨진 안경 렌즈 파편에 왼쪽 눈썹 부위가 찢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가해자는 범행 직후 달아났으나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에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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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행 당시 근처에 있던 순찰차와 현장에서 체포된 가해자의 모습

하지만 강 회장은 사건 발생 단 6일 만에 길거리에서 가해자를 다시 마주쳤습니다. 그는 "아침에 길을 걷다가 나를 때린 남성을 다시 만났다"며 "절망감과 무기력함을 느꼈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습니다.

가해자는 체포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경찰 당국은 향후 형사 절차에 자발적으로 출석하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가해자를 보석금 없이 석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 회장은 또다시 증오범죄의 표적이 될까 두렵다며 "그저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 사법제도가 더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아시아계 미국인이자 과거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엘크-그로브시 시장을 역임했던 스티브 리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왜 그렇게 빨리 풀려났는지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LA 한인연합회 제임스 안 회장은 "언어 장벽 때문에 신고조차 하지 못한 이민자들도 많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 FBI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는 7,759건으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158건에서 274건으로 73.4%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거나 정식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할 경우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아시아계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조직된 인권단체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에 접수된 신고는 9,081건이었고, 이 가운데 한인 피해는 1,52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유튜브 'ABC7' 캡처)
박윤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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