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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국민의힘 최종후보 뽑는 여론조사, 양자 가상대결? 4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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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 “양자 가상대결 선관위가 언급

실제 대선 상황 같아야 결과 정확해”

홍준표 캠프는 ‘4지 선다’에 무게

“양자대결, 변별력 가릴 수 없어”

‘지지후보 없다’ 응답자에 재질문 땐

여권 지지층 역선택 가능성도 변수


한겨레

지난 13일 오후 <한국방송>(KBS) 제주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제주 토론회 시작 전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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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본경선에 50% 비율로 반영되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 각 캠프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조사 질문에 따라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 결과가 출렁일 수 있어, 각 캠프는 ‘어떤 질문이 후보에게 유리한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중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5일 ‘여론조사 전문가 소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문항 조율에 돌입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달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었던 국민의힘은 당시 ‘본선경쟁력을 묻는 조항’을 넣기로 하고, 논란을 일시 수습한 바 있다.

‘본선 경쟁력’ 질문을 놓고 가장 첨예하게 엇갈리는 지점은 여론조사 문항을 ‘양자 가상대결’로 할지 ‘4지 선다형’으로 할지 여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캠프에서는 ‘양자 가상대결’로 질문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유승민·윤석열·원희룡·홍준표 후보의 이름을 각각 질문에 넣어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 후보가 대결한다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네차례에 걸쳐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에선 이미 지난달 당 선관위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양자 가상대결’ 방식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여론조사전문가소위에 윤 전 총장 캠프 대리인으로 참여하는 김장수 박사는 이날 <한겨레>에 “당시 우리는 역선택 질문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선관위가 7시간 마라톤 회의를 한 끝에 ‘역선택 문항 넣지 않는 대신 일 대 일 가상대결’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 캠프의 박용찬 대변인도 “실제 대선 상황과 같거나 유사한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해야 정확하고 타당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쪽은 그간 각종 여론조사의 추이를 봤을때, 일 대 일 가상대결 조사를 해야 윤 전 총장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에스비에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 ∼ 13일 전국 성인 1014명에게 유 ·무선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 (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 ‘이재명 대 윤석열 ’은 33.2% 대 35.5%, ‘이재명 대 홍준표 ’는 32.8% 대 33.2%로 조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상대 후보 대비 경쟁력을 평가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후보간 변별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이재명 대 윤석열’에서 ‘윤석열’을 택한 응답자가 ‘이재명 대 홍준표’에서 홍준표를 다시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후보로 다음 중 어느 후보가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4명의 후보를 한번에 제시하는 4지선다형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 의원 캠프 정장수 총무본부장은 “책임당원 투표 결과(50%)와 여론조사(50%)씩 등가성 원리로 맞추려면 네 후보 격차를 총합 100으로 맞춰 낼 수 있어야 하는데 통계학적으로 근거 있는 방식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 전 의원 쪽은 보수진영 후보 적합도 조사 등 ‘4지선다’형 질문에서 우세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문 방식과 맞물려 여권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후보를 선택’하는 역선택 논란도 재연될 수 있다. 재질문 조항이 대표적이다. ‘잘 모르겠음’이나 ‘지지 후보가 없다’를 선택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유사한 질문과 선택지를 한 번 더 제시해 응답을 독려할 경우, 중도층이나 무당층이 선호하는 후보가 유리하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네 후보 캠프 모두 “어떤 질문을 다시 묻는지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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