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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기시다 日총리,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韓 “깊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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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신사 참배는 하지않기로

韓·中 영향 고려 아베·스가의 전례따라

중의원선거 앞두고 공동여당 배려한 듯

스가 “前총리로 영령에 명복 기원” 참배

관료중엔 후노상·엑스포담당상만 공물

韓 외교부 “과거사 겸허한 성찰·사과를”

세계일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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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군국주의 상징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납입(納入)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가을철 제사인 추계예대제(例大祭·17∼18일)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제구(祭具)의 일종인 마사카키를 보냈다. NHK는 “관계자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제까지 마사카키를 보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대응을 따랐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추계예대제 기간에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이에 대해 “중국, 한국과의 외교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정부 요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신중한 (공동여당) 공명당에 대한 배려도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스가 전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에게 “전(前)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왔다”며 “영령에 대해 존숭을 표하고 명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스가 전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2차 집권으로 관방장관을 맡기 직전인 2012년 8월15일 이후 9년 만에 참배했다. 지난해 9월 취임 후 총리 재임 시에는 공물만 보냈다.

아베 전 총리는 2차 집권 1주년을 맞아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해 한·중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으며 이후 주요 행사에 공물을 보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퇴임 후 직접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소위 퇴임 보고를 하는 등 3대 행사(춘·추계예대제 및 8·15 행사) 때마다 참배를 계속하고 있다. 추계예대제를 앞둔 지난 14일에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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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 않는 日 17일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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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각료 중에는 고토 시게유키(後藤茂之) 후생노동상, 와카미야 겐지(若宮健嗣) 엑스포담당상이 공물을 보냈다. 여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다함께야스쿠니신사를참배하는국회의원 모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과 본격화한 중의원 총선전을 고려해 이번 추계예대제 기간에 집단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일부 의원만 개별적으로 참배했다.

2004년 10월17일 야스쿠니신사가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사 대상(신사 측 표현 제신수·祭神數) 246만6584주(柱) 가운데 절대다수인 99.4%(245만1862주)가 대외전쟁이나 무력개입과 관련된 것이다. 이 중에는 극동 국제군사재판에 따라 교수형 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포함된다.

우리 정부는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기시다 총리 등의 공물 납입과 아베·스가 전 총리 참배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신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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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佛 지난 1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파리 센강변에서 열린 ‘파리 학살’ 60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는 모습. 파리 학살은 1961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출신 시민들의 반프랑스 시위를 경찰이 잔인하게 진압해 수십명이 숨지고 시신 일부가 센강에 유기된 사건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이를 “용서할 수 없는 범죄”로 규정했다. 파리=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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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시다 총리는 16일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인 이와테(岩手)·미야기(宮城) 시찰에 이어 이날은 후쿠시마(福島)현을 방문했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폐로(廢爐) 작업현장을 방문해 운용사인 도쿄전력 간부들에게 “폐로는 부흥의 전제”라며 “현지와의 관계를 중요시해 확실히 작업을 진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김범수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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