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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구속시킨 검사 쏙 뺀 수사팀… 검사들 “그 팀엔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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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게이트] 檢 대장동 수사팀 지휘부·팀원 갈등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 대한 성급한 구속영장 청구, 압수수색 장소와 대상 선정 등 수사 방식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수사팀 주축이었던 특수통 부부장 검사가 최근 이 사건 수사에서 돌연 배제된 것도 이 같은 수사팀 ‘내분’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이런 얘기가 검찰 내부로 퍼지면서, 법무부가 수사팀 보강을 위해 대장동 수사팀 참여를 타진한 검사들 일부가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한국행 비행기 탄 남욱 “검찰서 자세히 말할것” -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16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LA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 수속을 위해 이동하던 중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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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주 후반부터 ‘대장동 사건’ 수사팀에서 빠져 경제범죄형사부로 원대복귀 조치된 것으로 알려진 A부부장검사는 이 사건 초기부터 수사를 주도해 왔다. 수천억원대 배임 혐의 등이 적용된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영장 청구서에 서명한 검사이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도 근무했고 현 수사팀 중에선 특별수사 경험이 가장 많은 검사로 꼽혔다.

그가 수사팀에서 제외된 배경을 두고 지휘부와 갈등설이 제기되자 중앙지검은 “기존에 담당하던 주요 수사 사건의 처리를 겸하게 된 것일 뿐 전담수사팀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조차 “앞뒤가 안 맞는 궁색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대형 사건에서 사실상 주임검사 역할을 하는 부부장검사에게 다른 사건 처리까지 맡기는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A부부장이 원대 복귀해 맡는다는 수사는 ‘KT의 정치자금 쪼개기 후원 의혹’ 사건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수사는 공소장 초안까지 이미 작성됐고 마무리 작업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다른 사건을 핑계로 사실상 수사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했다.

A부부장은 사건 초기부터 지휘부와 여러 번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신속 수사’ 지시 이후 3시간 30분 만에 김만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A부부장은 “영장 범죄 사실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수사와 사건을 제일 잘 아는 검사가 아닌 ‘윗선’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바람에 ‘김만배 영장 기각’이란 참사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일선의 한 검사는 “A부부장의 원대 복귀로 수사팀의 주축인 경제범죄형사부에서 파견된 부부장 두 명 중 송철호 울산시장 사위(김영준 부부장)만 남게 됐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초기부터 지휘부와 수사팀 검사들 간에 삐걱거리는 조짐이 나타났다”는 말이 나왔다. 이정수 지검장의 지시로 성남시청을 첫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가 대검 등 ‘윗선’에 의해 제지됐다는 얘기도 수사팀에서 흘러나와 검찰 내부로 확산하고 있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중앙지검은 이를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전담수사팀장인 김태훈 중앙지검 4차장 바로 밑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장에 대해선 “특정 방향으로만 수사를 중구난방식으로 확대하려 한다”는 불만도 수사팀 내부에선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김만배씨가 제공했다고 판단한 ‘5억원’의 경우, 유동규씨를 구속할 때는 ‘현금 1억원과 수표 4억원’이었다가 김씨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는 ‘현금 5억원’으로 달라졌다. 특수부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계좌 추적도 덜 된 상태에서 뇌물 공여에다 횡령·배임까지 적용한 것은 처음 본다”고 했다.

검사들 사이에서 이런 얘기가 퍼지면서 최근 수사팀 증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수사팀이 기존 17명에서 20명 규모로 확대되기는 했지만, 법무부에서 대장동 수사팀 참여를 타진했던 일부 검사들은 “현재 맡은 수사가 있다” 등의 이유를 들며 사실상 ‘거절’했다는 것이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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