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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故 이건희 첫 기일 맞는 이재용, ‘승어부’ 본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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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 1주기 추도식…온라인 추모관으로 최소화할 듯

'7만 전자' 불확실성 타개...대규모 투자 확정 속도전 주목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1주기를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격적인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한다)’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고 이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은 오는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전망이다. 18일부터 적용되는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지침 상 추도식은 사적모임으로 분류돼 백신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일부만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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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영결식에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차량에서 내려 어머니 홍라희 여사 손을 잡아주고 있다. 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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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차원 1주기 추도식...온라인으로 최소화 예상

삼성그룹 차원에서 1주기 추도식을 오프라인 상에서 대대적으로 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신 임직원들이 고인을 기릴 수 있도록 '온라인 추모관'을 운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 측은 "1주기 추도식의 방식과 온라인 추모관 등 현재로선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유족의 뜻을 감안해 최소한의 형태로 고인을 기릴 것 같다"고 전했다.

1주기 행사는 최소화할 예정이나, 이 부회장은 이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승어부'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경쟁에서 이기고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월 18일 결심 공판에서 결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된 그는 8월 13일에야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을 통해 경영에는 어렵사리 복귀했지만, 가석방 이후 취업제한 논란 등을 의식해 본격적인 대외 활동은 자제해 온 게 사실이다. 삼성물산 부당합병·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 등 사법 리스크가 여전한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의 본격적인 경영 등판을 바라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73조원)을 달성했지만, 내년 D램 가격 하락 전망 속에 주가는 지난주 6만원 대까지 떨어지다 겨우 ‘7만 전자’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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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14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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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 후 몸 사린 이재용 부회장, ‘일자리 창출·투자 확정’ 가속 페달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1주기 추도식 때 별도의 경영 비전을 내놓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언급, 사회와 함께 기업이 성장하는 이재용식 ‘동행 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부회장은 최근 별도의 경영 메시지를 내놓진 않았지만, 가석방 당일 구치소 앞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 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이후 삼성그룹은 그의 가석방 출소 열하루 만인 지난 8월 24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오는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또한 이 부회장은 출소 후 32일 만인 지난 9월 14일 공식적인 대외 첫 행보로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대규모 청년 고용을 약속하기도 했다. 정부의 두 번째 ‘청년 희망 ON 프로젝트’ 파트너사로 참여해 “앞으로 3년간 청년 일자리 3만개 창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8월에 밝힌 ‘향후 3년간 4만명 직접 고용’ 계획과는 별개로, 이 부회장이 복귀한 후 삼성이 제시한 신규 일자리는 3년간 7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 계획도 하루 빨리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기존 제1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 등 5개 지역을 물망에 올린 상태다.

최근에는 테일러시가 삼성전자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지원 결의안을 최종 의결해 유력 후보지로 부상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조만간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측은 “미국행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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