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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타다 김남현 개발본부장 “모두가 만족하는 모빌리티 환경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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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금지법 통과 후 6개월여... 신사업 전환의 치열한 기록, 감회 새로워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고객 편의, 드라이버의 편익을 고려한 서비스 기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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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베이직은 2020년 4월 종료되기 전까지 회원수 170만명, 차량 1500대 규모로 단 1년여 만에 급성장한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주목 받았다. 하루 이용 건 중 다시 탑승하는 사람의 비율은 90%에 달했으며, 운영사인 VCNC가 파트너라고 표현하는 타다 드라이버들에 대한 고객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4.7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로 인해 지난해 3월 타다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어쩔 수 없이 중단되고 말았다.

당시 상황을 보면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법안 반대 서명에 자발적으로 동참한 타다 이용자는 8만명에 달했다. 국회 법사위원회는 기존 만장일치라는 룰을 버리고 이철희, 채이배 의원 등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 타다금지법을 강행 처리했다. 반대 의견을 냈던 이철희 의원(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를 명백한 ‘표적입법’으로 규정했다.

타다 운영사인 VCNC 대표이자 모회사인 쏘카 박재욱 대표이사를 비롯한 실무자들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론칭되기까지 법률적인 검토 및 주무부처 검토 등 모든 불확실성을 체크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하얀색 카니발에 ‘타다’ 두 글자가 새겨진 채 수도권을 종횡무진하던 타다 베이직은 사라졌다.

타다금지법 통과 후 모빌리티 업계는 다양성을 상실한 채 카카오모빌리티 독과점 체재가 됐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과도한 수익화로 인해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여러 플랫폼 기업들을 잘못을 지적하며 규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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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한 영화사에서 ‘타다: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화제가 됐다. 알고 보니 다큐가 촬영된 시점은 막 타다금지법이 통과되고 난 직후였다. 타다금지법 이후 VCNC는 6개월여 만에 가맹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를 선보이며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제는 VCNC 사람들에게 다큐는 ‘최악의 상황을 극복했던 과거의 기록’으로 다가온다.

최근에는 토스가 VCNC를 인수하며 타다의 새로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토스의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타다는 다시금 고객 편의와 드라이버의 편익을 고려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최악의 순간 다큐 촬영은 달갑지 않았지만, 상처가 치유되는 것 느껴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은 과거를 떠올려보면 VCNC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지금 상황은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이러한 때 VCNC 구성원을 대표해 김남현 개발본부장을 만났다. 그가 차분한 어조로 담담하게 털어 놓는 지난 기억들, 그리고 모빌리티 업계에 새로운 과제가 던져진 현 상황에 대한 대응을 들어봤다.

다큐멘터리 ‘타다: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이 처음 촬영을 시작한 것은 타다금지법 통과 되고 막 1500대에 달하는 카니발 차량이 중고차로 팔려 나가던 즈음이었다. VCNC의 분위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바닥을 친 상태였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신사업 전환을 위해 고심하던 상황을 조명하는 카메라는 VCNC 사람들에게 그리 편치만은 않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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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한 심정으로는 촬영에 응하고 싶지 않았어요. 과거에 영광에 취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싫었거든요.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에서 그간에 고객들에게 받은 가치로 조명되는게 아닐까 싶었죠. 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다큐 촬영은 저희가 새로운 상품, 라인업을 내 놓을 때까지 진행이 됐어요. 그 과정이 기록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회사 구성원들은 물론 제 마음 속 상처들도 치유됐던 것 같아요. 이제 와서는 그때의 새로운 도전과 그간의 여정이 기록으로 남게 된 것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해요.”

‘타다: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은 오늘 전국 개봉에 나선다. 다큐가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을 지켜보며 김남현 본부장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러면서 1년여 전 타다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는 시간이 다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가는 듯 “마지막까지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며 당시 기억을 털어 놨다.

“제 기억에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때까지 한 번도 법사위 토론을 본 적은 없었어요. 저희 경영진에서는 타다금지법에 반대하는 의원도 계셨고 기존 관례를 고려했을 때 만장일치가 되지 않을 시, 적어도 바로 통과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큰 불안감 없이 법사위 토론 생중계를 지켜보다가 통과되는 순간 구성원 전체가 허탈함을 느꼈던 걸로 기억해요.”

타다 베이직의 가치는 여전히 고수 중

‘이동의 기본을 지킨다’는 것은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에도 여전히 VCNC가 지향하는 가치로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후 론칭한 타다 라이트(가맹택시 서비스) 역시 베이직 시절과 마찬가지로 드라이버와의 파트너십을 기본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무리한 수익화 등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는 모빌리티 업계 상황에서 그러한 타다의 가치는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김 본부장은 “수익화 굴레에서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현재도 복기되고 있는 타다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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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저희 고객에게 가치를 전하는 것은 드라이버 분들이예요. 저희가 할 일은 그분들이 아무 걱정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놓는 거죠. 타다 베이직 시절 드라이버 분들에게도 그랬고, 현재 타다 라이트 가맹택시 드라이버 분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요즘 플랫폼 노동자라 불리는 타사 배달 라이더 분들 역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한 거죠. 한편으로 요즘은 규제 대상으로 여러 플랫폼들이 지목되고 있지만, 정말 과거를 돌이켜 보면 배달은 무료라는 개념이 일반적이었잖아요. 하지만 플랫폼 서비스로 인해 배달도 일종의 노동이고 그 노동의 대가를 적절하게 지불한다는 인식을 형성한 것은 가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과거 타다 서비스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차별점은 승차거부가 없다는 것이었다. 서비스에 참여한 운전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제공했다는 것도 눈길이 가는 부분이었다. 김 본부장은 "그와 같은 가치들이 연결되며 타다 베이직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 분들에게 안정적 수입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그로 인해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결과적으로 그로 인해 고객을 위한 편안한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누구나 경험하는 ‘이동’의 상황에서 이 두 가지만 해소돼도 꽤 많은 불편함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저희 생각이었죠. 마지막으로는 저희가 최초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법을 준수하기 위해 11인승 이상인 카니발 차량을 서비스 차량으로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공간감이 주는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었죠. 부가적으로는 이전까지 카니발에 대한 인식이 승합차 정도 였는데, 타다 서비스에 적용되며 고급 승용차라는 느낌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김 본부장의 말을 들으며 다시금 시사회에서 보았던 다큐멘터리 장면을 떠올렸다. 타다금지법이 통과되기 전까지 VCNC의 상황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 택시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재판까지 갔지만 결과는 무죄, 재판부에서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불법이 아님을 인정했을 당시 VCNC 박재욱 대표는 두 손 가득 와인병을 사 들고 사무실로 와 종이컵 와인 파티를 벌렸다. 하지만 단 14일 이후 타다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정 반대의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당시에는 그 과정을 보며 폭력적인 느낌을 받았지만, 이제 와서는 교훈이 되고 있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간의 일을 경험하며) 생각보다 사회는 꽤 유기적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타다 베이직 시절 대척점에는 택시 기사님들이 계셨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저희가 그분들의 상황이나 생태계, 또 우리 고객들이 직면하는 생태계를 좀 더 고려해야 했다고 봐요. 택시 기사님들 입장에서는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다고 여기셨던 거죠. 물론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당시에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훨씬 더 면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정치권에서는 택기기사 분들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로 부각이 되니 어떤 식으로든 해결을 해야 했던 거고요. 우리는 그 동안 풀리지 않았던 사회문제를 풀려고 하는 거고 우리 힘만으로는 안되니 같이 풀자는 식으로 접근했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 치열해진 모빌리티 분야, 타다의 새로운 모토 ‘택시의 기본을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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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된 후 VCNC는 6개월의 신사업 전환 기간을 거쳐 가맹택시 서비스인 타다 라이트를 선보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타다금지법 소식은 꽤 많은 고객들에게 타다 서비스가 종료된 것으로 인식됐고 170만명에 달하던 회원의 이탈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타다 라이트 서비스가 시작된 후 떠나갔던 고객들은 다시금 타다를 찾고 있다. 1500대의 카니발 차량이 수도권을 누볐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그 보다 적은 가맹 택시로만 서비스가 진행되며 고객들의 수요를 다 감당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토스의 VCNC 인수가 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과거 타다 베이직과 같은, 혹 그 이상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 본부장을 비롯한 VCNC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맞아 다시금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그 사이 모빌리티 환경이 많이 바뀌었어요. 타다 베이직이 처음 나올 때만해도 시장에는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있었지만 , 이제는 더 나은 이동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가 경쟁하는 상황이죠. 향후 계획에 대해 모두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한마디로 아직까지 시장에 나와 있는 서비스들은 고객들이 느끼는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어요. 저희의 차별화 요소라면 기본을 지키자, ‘택시의 기본을 지키자’에요. 어쨌든 부르면 잡혀야 하고 또 빨리 잡혀야 하는 거죠. 택시의 기본을 지키면서 고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택시 드라이버의 기준을 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요.”

타다가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에서는 드라이버들도 반응하고 있다. 타다 베이직 시절 보여줬던 파트너십 덕분이다. 김 본부장은 드라이버의 편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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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분들도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려면 좋지 않은 평가를 한 이유를 정확하게 피드백 받아야한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드라이버 분들에게 개선할 수 있는 피드백을 드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죠. 게다가 저희에게는 이미 타다 베이직 시절 1500대의 차량으로 수도권을 커버하며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요. 퇴근 고려 배차와 같이 택시 드라이버 분들의 동선에서 배차가 될 수 있게 하는 기술적인 배려는 과거에도 적용했던 것이고요. 시스템 상에서 택시 드라이버 분들이 어디로 가면 가장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지 안내하는 노하우도 있고요. 결국은 드라이버 분들도 수입이 많아져야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고객을 많이 유치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요.”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 기업에서 불거진 문제들은 향후 각 기업에 플랫폼 노동자와 상생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타다 역시 이제까지 이어온 가치를 유지하며 변화하는 요구에 대응하는 중이다. 김 본부장은 “타다의 가치를 공유하는 드라이버 분들이 아무 걱정 없이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한다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이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타다의 각오를 밝혔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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