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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주가·매출·순익·운용자산이익률 난항…날개가 필요한 삼성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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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주 강세에도 홀로 -10%

운용자산이익률 빅3 중 꼴찌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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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혜 기자 = 끝이 안 보인다. 주가는 회복될 기미가 전혀 없고, 보험수익 감소에 따른 돌파구로 자산운용에 희망을 걸었지만 계속 내리막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생명의 실적 전망치마저 낮게 보고 있다. 비록 항소한 상황이지만 즉시연금 미지급금 1심 패소에 따른 충당금 설정, 오너 일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에 따른 주식 신탁 등 악재의 파고는 계속해서 넘어오고 있다. 문제는 경영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도 없다는 사실이다. 보험사들이 신사업으로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등을 적극 추진하며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불황 타개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생명은 이렇다 할 신사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자산운용전문가로 삼성생명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의 적임자로 전영묵 사장을 추천한 삼성생명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안목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임추위는 전 사장을 삼성생명 대표이사로 추천할 당시 “보험시장 저성장으로 영업부문의 기여가 둔화되고 있고 저금리 지속 및 IFRS17 도입 등으로 보험사 자산운용이 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전영묵 후보가 삼성생명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의 적임자”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 사장은 삼성증권 부사장과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까지 역임했지만 경력이 무색하게 운용자산이익률은 생명보험사 빅3 중 꼴찌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9조7872억원, 1조1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7%, 34.6%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분기에는 삼성전자 특별배당 6470억원 순이익으로 인식돼 1조가 넘는 순이익을 거뒀지만 2분기부터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감소세다. 2분기에는 75.2%가 감소한 1168억원을 기록했고, 3분기 추정치도 약 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높은 사차익 기저와 변액보증손익 축소에 따라 전년 대비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가도 요지부동이다. 올 초 7만8000원의 삼성생명 주가는 최근 금리인상으로 보험주의 강세에도 10% 정도 빠지며 18일 현재 7만400원을 기록했다. 비상장사가 많은 생보업계에서 상장된 업계 2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올 초 대비 주가가 각각 56.8%, 20.3%씩 오른 것과 비교된다.

삼성전자 특별배당 이외에 호재가 없다. 2분기에는 분쟁금 4300억원이 걸린 즉시연금 미지급금 1심 재판에서 패소하며 충당금 2780억원(세전)을 쌓은 타격이 컸다. 이달 들어서는 삼성일가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서 받은 유산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 매각에 나서며 삼성생명의 주가는 한때 6만원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현재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7만원을 간신히 유지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마저 좋지 못하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소비자들이 낸 보험료를 모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렸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사의 경영효율성을 보여준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을 2018년만 해도 4.02%로 교보생명, 3.91%, 한화생명 3.65%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2020년 전 사장의 취임 이후 계속해서 떨어졌다. 2020년 1분기 3.81%였던 것이 4분기 2.86%로 2%대로 내려앉았으며, 올 들어 1, 2분기에도 2.67%, 2.69%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2, 3위인 한화생명이 3.36%, 3.43%, 교보생명이 3.44%, 3.26%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삼성생명은 3%대의 업계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전 사장은 올해의 경영전략 가운데 하나로 자산운용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세웠지만 2분기까지의 성적만 보더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격적인 저축성보험의 판매도 추후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전 사장은 단기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저축성보험에 주력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올 상반기 보장성과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의 증감률은 각각 6.4%, 39%다. 보험사들이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보장성보험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행보다. 저축성보험은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로 계상돼 자본력 약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

6월 말 현재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333.1%로 자본이 튼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저축성보험의 판매률이 증가하고 있고, 보험료적립금도 타사와 비교해 6월 말 기준 182조원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장기적인 자본관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생명의 보험료적립금은 83조원, 교보생명의 보험료적립금은 73조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자산규모 308조로 업계 1위다. 2위와도 격차가 200조원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덩치가 큰 보험회사로 현재 악화된 경영지표가 그리 큰 위험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위험 지표가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되거나 다른 경제 요인이 맞물리면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퍼펙트스톰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전 사장은 실적 개선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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