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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수소 공격'으로 홍준표 궁지에 몬 원희룡 "잽 던졌는데 쓰러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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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윤석열과 연대설? 턱도 없다"
"이재명 나온 경기도 국감서 국민의힘 너무 못해"
"이재명 매우 똑똑하지만 상대 말살하려 해"
한국일보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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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주자 4강에 오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9일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설에 "턱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며 "윤 후보가 너무 준비가 안돼 있다"고 혹평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지사를 향해서는 "매우 똑똑하다"고 칭찬하면서도 '나치' '가짜 약장수'를 빗대며 "상대를 말살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이재명 조폭연루설'을 주장했던 18일 국정감사를 두고는 "억장이 무너졌다", "히딩크의 심정이 이해되더라. 그렇게 못할 수 없다"고 재차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와 러브라인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럴 이유가 뭐가 있어요?"라고 반문하며 "턱도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진행자가 '윤석열 후보에게 덜 야박하고 다른 분들한테는 좀 더 공격적이더라'고 다시 묻자 원 전 지사는 "그렇게 보일 수 있는데 윤석열 후보가 사실 준비가 너무 안 되어 있고, 모든 게 두리뭉실하다"고 답했다.

준비도 안 된 윤 후보를 왜 공격하지 않느냐는 김어준의 질문에 원 전 지사는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토론은 전략적인 선택, 지도자로서의 매력 두 가지를 모두 공략해야 한다"며 "4강도 죽다 살아난 입장이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경쟁 후보를 비방하는 네거티브로는 경선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윤 전 총장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1단계를 통과했다. 단기간에 이뤄야겠지만 두 계단을 올라 1등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양보할 수 없다"고 자신했다.

김어준이 "그런데 홍준표 후보한테는 야박하다"고 하자 원 전 지사는 "야박한 게 아니라 요즘은 칭찬도"라고 했다. "어제도 수소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셨던데 그거 어떻게 압니까? 답 못 할 것 알고 곤란하게 만든 것 아니냐?"고 재차 맞서자 원 전 지사는 "아니에요. 아니에요. 전혀 그런 게 아니에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어제 그냥 '부울경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랬으면 그냥 넘어가려 했다"며 "그런데 부울경 5년 공약 얘기했더니 홍 후보가 '러시아 가스하고 원자력을 활용해서 수소경제를 획기적으로 만들겠다'고 해 그 수소를 뭘로 만드실 거냐고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잽을 던졌는데 그냥 갑자기 쓰러진 것"이라며 가볍게 던진 질문에 홍 후보가 쩔쩔 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어준은 '그런 잽을 윤석열 후보한테 잘 안 던지신다'고 파고 들었고, 원 전 지사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보복이냐, 정의냐, 물어봤다"며 "앞으로 공부 많이 하고 나오셔야 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그러면서 "지금 참모들이 숫자가 많으면 뭐합니까?"라며 "풍요 속에 빈곤이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내 편 아니면 말살하려 해"...나치 친위대·약장수에 비유도

한국일보

국민의힘 홍준표(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들이 18일 오후 부산MBC에서 제4차 TV 토론회를 하기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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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들의 장단점을 하나씩 꼽아달라는 질문에 원 전 지사는 "윤석열 후보는 조금 넉넉하고 여유가 있고, 유승민 후보는 지성의 날카로움, 홍준표 후보는 어떤 상황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반전시켜 자기 페이스대로 끌고간다는 장점이 있다"며 "약점은 윤 후보가 너무 준비가 안 됐고, 유 후보는 따뜻한 가슴을 못 보여주고, 홍 후보는 너무 우긴다"고 답했다.

본인의 장단점으로는 "바탕에서부터 다져왔다는 게 장점이고, 약점은 아직 인기가 없다는 것"이라며 "모범생처럼 보여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본선에 오를 경우 맞붙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단점으로는 "매우 생존 및 권력 의지가 강하고, 지금 나와 있는 정치 주자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것 같다"며 "단점은 내 편이 아닌 사람들을 말살하려 하고 너무 잔인하다"고 평했다.

김어준이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고 하자 원 전 지사는 18일 국정감사 얘기를 꺼내며 "똑똑하다는 건, 예를 들어 정치인으로서는 주목을 받고 거기서 모든 것을 자기 중심으로 사람들이 편이 갈리게 하는 정치 구도, 이슈 구도를 만들어나가는 데 천재적"이라고 칭찬했다.

반면 잔인함에 대해서는 "계몽군주도 아니고, 거의 SS(나치 친위대) 국가 사회주의 출현"이라고 했다. 김어준이 '나치 비유는 지나친 것 아니냐'고 하자 원 전 지사는 "(나치당도 독일에서) 국민들의 인기를 업고 집권했고, 자기네 플랜대로 했다"고 답했다. 이어 "국책 연구기관이 (이 지사가 추진했던) 지역화폐에 대해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감히 반기를 들어?' 하며 이를 말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역화폐의 발행이 곧바로 지역 내 부가가치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자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역화폐 발행에 앞장섰던 이 지사는 "얼빠진 국책 연구기관"이라고 비판했던 일을 꺼낸 것이다.

"이재명에 훈계만...국민의힘 너무 못해 히딩크 심정 이해"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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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전 지사는 이 지사를 '가짜 약장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 지사가 내놓은) 정책들이 거의 다 가짜 약장수들이, 그냥 뭣 모르는 사람들, 하늘에서 갑자기 황금비가 떨어지길 바라는 사람, 내 손에 뭐가 안 쥐어져도 지금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들을 좀 괴롭히는 걸 보고 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자기의 정치적인 자산으로 만드는 데 너무나 천재적이고 의도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맞섰던 국정감사를 본 소감을 묻자 "우선 억장은 무너졌고 그래서 제가 밤잠 안 자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히딩크의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 그렇게 못할 수가 없다"고 냉혹하게 평가했다.

이어 "우선 왜 질문을 안 합니까? 7분 동안 최소한 이재명 지사가 동공이 흔들리는 질문을 10개를 해야 됐다"며 "따지고 훈계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그건 득점이 안 된다. 질문으로 한방에 무너뜨리려는 힘 들어간 슛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름의 공략법도 제시했다. 그는 "7, 8명인가 됐던 국민의힘 의원이 팩트 관련 질문을 10개씩 해서 80개만 나오면 아무리 천재여도 대답하다 보면 어제는 아귀가 맞는데 이틀 뒤에 또 물어보고 그다음 제가 장외에서 또 공격하면 틈새를 하나 만들어내면 무너진다"며 "단체전인데 개인 종목으로 생각한 게 문제였고, 또 상대방에 대한 지피지기가 안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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