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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특급호텔부터 사이판까지… 카드사에 다시 부는 여행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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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카드사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여행 관련 프로모션과 제휴 할인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을 앞두고 다시 등장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오랜만에 내놓는 여행 관련 프로모션인만큼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확보에 나섰다.

18일 현대카드는 다음 달 한 달 동안 역대 최대 규모로 ‘현대카드 호텔위크(Hotel Week)’ 행사를 연다고 발표했다. 11월 한달 내내 서울∙부산∙제주∙울산 4개 시∙도 20개 호텔 패키지를 40% 싼 가격에 제공하는 대형 프로모션이다. 이번 프로모션에는 서울신라호텔이나 포시즌스 호텔, 그랜드 조선 부산, 해비치 호텔 앤 리조트 제주 같은 내로라하는 특급호텔들이 대거 참여했다. 다만 이번 프로모션에는 현대카드의 프리미엄 카드 라인이나 플래티넘 카드 회원만 참여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2018년 6월 첫 호텔위크 프로모션을 실시한 이후, 2019년 11월까지 1년 반 동안 4차례에 걸쳐 프리미엄 카드 이용자를 상대로 같은 프로모션을 개최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국내에도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2년 동안 다섯번째 호텔위크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못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호텔위크 프로모션은 참여 호텔 수준이나 개수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라며 “호텔은 대면 접촉이 적은 편이라 안전한 휴식을 즐기는 트렌드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이 다시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체크인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수속을 밟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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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와 롯데카드는 이제 살아나기 시작한 해외여행 수요를 선제 공략하기 위해 더 과감한 할인 혜택을 선보였다.

하나카드는 지난 7일부터 인터파크TV 라이브커머스에서 괌·사이판 트래블 버블 상품을 결제하는 이용자에게 최대 3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티몬 라이브커머스에서 괌 여행 상품을 하나카드나 롯데카드로 결제해도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는 뿐만 아니라 제주관광공사 인터넷 면세점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1만원이 할인혜택, 숙박플랫폼 야놀자와 여기어때에서 각각 10만원·7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여행 관련 프로모션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례적으로 마일리지 적립 카드인 ‘스카이패스 아멕스 플래티늄’ 카드를 새로 내놨다. 카드업계에서 마일리지 적립 카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항공편 운항이 급격히 줄면서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국적 항공사 인수 합병 문제까지 얽히면서 일부 카드사에서는 기존에 있던 마일리지 카드조차 발급을 중단했다. 이번에 하나카드가 선보인 마일리지 카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나온 마일리지 적립 특화 카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며 “마일리지 특화 카드에 대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해당 카드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카드사에 여행 관련 프로모션은 평균 결제 금액이 높은 프리미엄 카드 이용자를 유치하는 킬러 콘텐츠였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항공사 제휴나, 면세점 혜택, 호텔 할인 등에 상대적으로 높은 유지 비용이 들어감에도 관련 혜택을 빼놓지 않았다. 카드사 입장에서 해외 결제는 비자나 마스터 같은 국제브랜드 카드사에 수수료를 지급하고 나면 수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들 프리미엄 카드 이용자들은 국내에서 결제하는 평균 금액이 월등히 높고, 법인 카드 영업에도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한다. 빠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면 이들 프리미엄 카드 이용자들 역시 보복 소비 기조에 맞춰 여행 관련 결제 금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관계자들도 나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항공이나 호텔 숙박 바우처처럼 상대적으로 고가의 여행 혜택이 포함된 카드는 높은 연회비와 혜택만큼이나 실적 기준이 높아 평소 카드 결제 금액이 큰 우량 이용자를 중심으로 고객군이 형성돼 있다”며 “이 때문에 위드 코로나가 자리를 잡으면 카드사들이 일반 회원 대비 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카드 이용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난해 아낀 마케팅 비용을 풀어 경쟁적으로 프로모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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