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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文대통령까지 나선 '망사용료' 문제…'공짜망' 버티는 넷플릭스,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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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 챙겨봐달라"

업계에서는 정당한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 처리 기대감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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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주례회동을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21.5.1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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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문재인 대통령)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콘텐츠 산업에 이목이 쏠리자, 대통령까지 나서 글로벌 콘텐츠 제공자(CP)들의 망 무임승차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지지부진한 망 이용대가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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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곳만 국내 ISP에 지불해야하는 망사용료 금액은 매년 800억~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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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픽 78.5% 발생시키는 유튜브·넷플릭스, 연간 수백억원 지급 회피

현재 국내 네트워크 트래픽의 대부분은 구글(유튜브)과 넷플릭스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일평균 트래픽 발생량에서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의 비중은 78.5%에 달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CP 비중은 21.4%였다.

그러나 이처럼 국내 트래픽의 대부분을 발생시키는 글로벌 CP들은 국내 망사업자(ISP)에 망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일본과 홍콩에 일종의 자체 네트워크인 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를 설치했다는 이유로 망사용료 지급을 거부해 국내 ISP인 SK브로드밴드와 법적 소송이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는 망중립성 원칙을 내세우며 "자체 OCA에서 국내 ISP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은 무상"이라는 논리를 폈으나 1심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패소했으나, 현재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지불해야하는 연간 망사용료 272억원(SK브로드밴드 추산)을 기준으로 볼 때, 넷플릭스 한 곳에서 국내 ISP에 지불해야하는 망사용료 금액만 매년 800억~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들도 매년 수백억원 이상의 망 이용대가를 ISP에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인 넷플릭스가 망사용료를 회피하고 있는 것은 불공정 경쟁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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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021년도 국정감사에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1.10.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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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법원·국회 지적에도 '요지부동' 넷플릭스…디즈니는 다른 길?

이같은 망사용료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망사용료 분쟁 1심 패소에도 불구하고 '망사용료 지급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망 이용대가 논란에 대해 "지난해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픈 커넥트라는 캐시 서버 구축을 통해 윈윈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오픈 커넥트가 상생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사실상 국내 ISP들이 요구하는 형태의 망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넷플릭스는 '배짱'을 부리고 있지만, 최근 망사용료 문제가 각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만큼, 다른 글로벌 OTT에서는 넷플릭스와는 다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트디즈니 컴퍼니(디즈니)는 오는 11월12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OTT '디즈니플러스(+)'를 미국·유럽 서비스처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활용해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CDN 활용 방식은 자체 서버를 증설하는 대신 패스틀리, 아마존 클라우드프론트, 클라우드플레어, 아카마이와 같은 CDN업체들의 분산 서버와 네트워크를 이용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CDN업체들이 국내 ISP와 망을 연결하고 비용을 지불하는만큼, 디즈니에서 CDN업체들에 망 이용료를 내면 사실상 망사용료를 내는 셈이다.

다만 디즈니는 이같은 방침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제이 트리니다드 디즈니 아태지역 DTC사업 총괄은 CDN을 통한 망 이용대가 지급 여부를 묻는 질문에 "디즈니의 철학은 선량한 기업시민이 되자는 것으로, 한국에서도 25년간 선량한 시민으로 함께 해왔으며 계속 그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서도 "파트너사, 통신사, CDN 사업자들과 협력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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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이사(왼쪽부터), 정기현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 이강택 TBS 사장,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 박대준 쿠팡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1.10.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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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망사용료' 첫 언급…관련 법률 처리 속도낼까

앞서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합리적 망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망사용료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방송통신위원회, 국회, 법원까지 망 사용료 사안에서 넷플릭스의 문제를 지적해왔으나 '요지부동'이던 넷플릭스의 방침이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또 현재 국회에 발의된 글로벌 CP의 망사용료 관련 법안들도 속도를 낼 거라는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이 지난 7월 부가통신사업자의 합리적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를 도입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외에도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역시 관련 법률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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