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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명 씨알도 안먹힌다"던 남욱, '정영학 따라하기' 전략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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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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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이승배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실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배당금 약 100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1.10.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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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20일 석방됐다. 남 변호사가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가운데 검찰로서도 구속영장을 받아내기 위해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남 변호사를 이날 새벽 석방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불구속 방침이라기보다 체포시한 내 충분히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단 석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남 변호사를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즉시 체포했다. 체포 후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풀어줘야 한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 대장동 사업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사건이 불거지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해 여권 무효화 조치가 이뤄진 후에야 귀국했다. 구속 상태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배임 혐의 공범으로 지목된 만큼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검찰이 남 변호사를 풀어주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플리바게닝 의혹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남 변호사가 검찰에 유리한 진술을 하는 대가로 감형 등을 노리고 귀국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 변호사는 전날 조사에서 '350억 로비설'에 대해 "2명에게 실제 돈이 전달됐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관여 의혹에도 선을 그었다. 남 변호사는 "논란이 된 '그분'은 이 지사와 관계가 없으며 이 지사 측에 로비를 시도해봤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 법조계 인사는 "핵심인물 4인방 중 한 명인 정영학 회계사도 검찰에 녹취록을 제공한 후 현재까지 참고인 신분이지 않느냐"며 검찰 수사에 대한 협조가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주요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검찰로서는 김만배씨에 대한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된 상황에서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부담스러웠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법원은 계좌추적 등 필요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정 회계사의 녹취록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진술이나 추가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기한에 쫓겨 영장을 청구할 경우 또 다시 기각될 수 있다. 검찰은 조만간 남 변호사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 남욱에 대한 체포 시한은 48시간으로, 추가 조사와 사실확인이 필요함에 따라 석방하게 됐다"면서 "일부에서 제기되는 기획입국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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